[마켓PRO] "초전도체 테마 아직 끝나지 않았다"…뒤에선 테마주 편승 노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코스닥 M&A전문가, LK99 논란에도 초전도체 테마 조건 갖춰
초전도체 테마 편승 위해 정관 변경부터 연구원 섭외까지
리딩방 활용하기도…기발행된 CB, 주식 전환 유도 목적 "최근 초전도체 테마 편승과 관련한 문의가 많았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통하는 A씨는 전환사채(CB) 만기를 앞두고 주식 전환을 유도해야 하는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이 초전도체 테마 편승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체 관련주로 불리는 신성델타테크는 7월 말 주가(1만5180원) 대비 2배 넘게 오르다가 현재는 75.2% 오른 2만6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 파워로직스, 덕성, 서남 등 초전도체 테마주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 주가는 시장에서 초전도체가 주목받자 급격히 오르다가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물질 'LK-99'의 진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미국 연구진이 LK-99 검증 결과를 부정하자 관련주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A씨는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초전도체 관련주의 주가 상승 폭을 보더니 너도나도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이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실체가 없는 상태에서 손쉽게 주가를 띄울 수 있단 이유에서다. 최근 LK99 진위 여부와 별개로 초전도체가 신기술이라는 점에서 실체 없이 기대감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주식시장 테마로서는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초전도체 테마가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이슈를 끌 가능성을 높게 본 것.
그는 "한 상장사 대주주의 경우 사업 정관에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추가하면 주가에 반응이 있을지 물어봤는데, 최근 본업을 제쳐두고 테마에 집착하는 종목들이 늘고 있다"면서 "갑작스럽게 시장에 등장한 초전도체 테마가 여러 업종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전도체 테마에 편승하기 위해 소규모 민간 연구소 매물을 찾는 상장사도 있다. A씨는 "초전도체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찾는 상장사도 있다"면서 "이는 연구소 인수로 초전도체 사업에 뛰어든 것처럼 포장하기 위한 밑 작업"이라고 말했다.
A씨는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으론 정관 변경과 함께 초전도체 관련 박사급 연구인력을 사외이사로 앉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 연구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테마주로 편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경영진 입장에서도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만약 어떤 기업이 초전도체 테마주에 편승했다고 가정, 주가는 어떻게 움직이게 만들지는 물어봤다. 테마주에 편승했다고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나 언론사 인터뷰인데, 이 방법은 실체가 없는 한 쉽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로 단기성 테마로 주가를 띄우기 위해선 리딩방 홍보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리딩방은 오픈채팅방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성행하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불법 과장광고 메시지(SMS)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그는 "작은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보도자료를 나가게 만든 뒤 리딩방을 통해 매수를 유도하는 전략을 짠다"고 말했다. 초전도체 테마에 편승한 가짜 테마주가 리딩방을 통해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단 의미다.
A씨는 주로 테마에 편승하려는 종목들을 살펴보면, CB 투자자들에게 완벽한 자금회수 여건이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는 "요즘은 테마에 편승해 주가가 급등했을 때 곧바로 유상증자 같은 것은 하지 않는 편"이라며 "주로 기발행된 CB 만기를 앞두고 이자 부담이나 원금 상환 없이 부채를 털어내기 위해 테마를 찾는데, CB를 주식 전환으로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무제표나 공시를 통해 기발행된 CB규모, 전환가액 조정(리픽싱)된 가격이 얼마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CB발행 규모는 큰데,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기업들은 테마주에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급등할 경우 결국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에 주가는 제자리를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코스닥 M&A전문가, LK99 논란에도 초전도체 테마 조건 갖춰
초전도체 테마 편승 위해 정관 변경부터 연구원 섭외까지
리딩방 활용하기도…기발행된 CB, 주식 전환 유도 목적 "최근 초전도체 테마 편승과 관련한 문의가 많았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통하는 A씨는 전환사채(CB) 만기를 앞두고 주식 전환을 유도해야 하는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이 초전도체 테마 편승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체 관련주로 불리는 신성델타테크는 7월 말 주가(1만5180원) 대비 2배 넘게 오르다가 현재는 75.2% 오른 2만6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 파워로직스, 덕성, 서남 등 초전도체 테마주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 주가는 시장에서 초전도체가 주목받자 급격히 오르다가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물질 'LK-99'의 진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미국 연구진이 LK-99 검증 결과를 부정하자 관련주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A씨는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초전도체 관련주의 주가 상승 폭을 보더니 너도나도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이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실체가 없는 상태에서 손쉽게 주가를 띄울 수 있단 이유에서다. 최근 LK99 진위 여부와 별개로 초전도체가 신기술이라는 점에서 실체 없이 기대감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주식시장 테마로서는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초전도체 테마가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이슈를 끌 가능성을 높게 본 것.
그는 "한 상장사 대주주의 경우 사업 정관에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추가하면 주가에 반응이 있을지 물어봤는데, 최근 본업을 제쳐두고 테마에 집착하는 종목들이 늘고 있다"면서 "갑작스럽게 시장에 등장한 초전도체 테마가 여러 업종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전도체 테마에 편승하기 위해 소규모 민간 연구소 매물을 찾는 상장사도 있다. A씨는 "초전도체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찾는 상장사도 있다"면서 "이는 연구소 인수로 초전도체 사업에 뛰어든 것처럼 포장하기 위한 밑 작업"이라고 말했다.
A씨는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으론 정관 변경과 함께 초전도체 관련 박사급 연구인력을 사외이사로 앉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 연구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테마주로 편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경영진 입장에서도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만약 어떤 기업이 초전도체 테마주에 편승했다고 가정, 주가는 어떻게 움직이게 만들지는 물어봤다. 테마주에 편승했다고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나 언론사 인터뷰인데, 이 방법은 실체가 없는 한 쉽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로 단기성 테마로 주가를 띄우기 위해선 리딩방 홍보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리딩방은 오픈채팅방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성행하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불법 과장광고 메시지(SMS)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그는 "작은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보도자료를 나가게 만든 뒤 리딩방을 통해 매수를 유도하는 전략을 짠다"고 말했다. 초전도체 테마에 편승한 가짜 테마주가 리딩방을 통해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단 의미다.
A씨는 주로 테마에 편승하려는 종목들을 살펴보면, CB 투자자들에게 완벽한 자금회수 여건이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는 "요즘은 테마에 편승해 주가가 급등했을 때 곧바로 유상증자 같은 것은 하지 않는 편"이라며 "주로 기발행된 CB 만기를 앞두고 이자 부담이나 원금 상환 없이 부채를 털어내기 위해 테마를 찾는데, CB를 주식 전환으로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무제표나 공시를 통해 기발행된 CB규모, 전환가액 조정(리픽싱)된 가격이 얼마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CB발행 규모는 큰데,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기업들은 테마주에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급등할 경우 결국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에 주가는 제자리를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