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법정의 비단보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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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법정의 비단보자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AA.34190415.1.jpg)
판사들도 평생 ‘기록 보따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건 하나의 소송 기록이 수백 쪽에서 수천 쪽에 이르는 탓에 퇴근 후 집으로 보따리를 갖고 간다는 것. “법관 재직 중에 나는 소속 법원의 판사들 전원에게 보자기를 나누어주는 법원장을 본 일이 있다. 기록을 싸 가지고 가서 집에서도 일하라는 뜻으로 준 보자기였다. 그래서 법관 생활은 보따리 장사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정인진 변호사가 2021년 출간한 <이상한 재판의 나라에서>에서 밝힌 내용이다. 한번은 밤늦게 기록을 보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그에게 아내가 혀를 차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이 고3이유? 이게 뭐 하는 짓이유?”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