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은마 '삼익비치', 재건축 주춤한데 거래량 폭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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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광안리 ‘삼익비치’
바다 둘러싸여 교통·학군·상업시설 인프라 풍부
‘수억 분담금 논란’ 재건축 지연에도 거래 활발
“매립지 공사로 시간·비용 많이 들어 긴 호흡 필요”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에 사는 한 주민은 아파트를 이같이 소개했다. 부산의 주요 관광지인 광안리 해변 끄트머리 매립지에 지어져 바다로 둘러싸인 삼익비치. ‘부산의 은마 아파트’로 불리며 부산 재건축 최대 유망주로 떠오른 곳이다. 재건축 기대에 힘입어 삼익비치 전용 148㎡는 지난해 10월 27억원에, 전용 84㎡는 2021년 6월 16억원에 각각 손바뀜했다. 웬만한 서울 주요 아파트에도 견줄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최근 재건축 조합원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 17억원을 웃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여 재건축 동력이 약화했다. 가격도 10억~12억원 선으로 하락했다. 그런데도 이 단지에서 지난달 13가구의 주인이 바뀌는 등 거래가 활발하다. 미래가치는 물론이고 남천동과 광안리의 인프라를 두루 누릴 수 있는 단지의 현재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파트가 갓 만들어진 당시에는 실내 수영장과 실외 유수풀장, 골프연습장 등이 있는 ‘삼익 스포츠센터’가 단지 안에 있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삼익 스포츠센터는 한국 아파트에 조성되는 커뮤니티 시설의 원조 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인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과 달리 삼익 스포츠센터는 단지 부속 시설이 아닌, 개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게 차이점이다. 스포츠센터는 2005년까지 20여년간 운영하다가 지금은 폐시설로 남아 있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고급 주거시설답게 단지 외곽을 따라 산책, 조깅 등을 할 수 있는 트랙이 깔려 있다. 트랙에서 광안대교와 부산 바다의 풍경을 더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 아파트는 바다 조망뿐 아니라 부산 벚꽃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중앙 도로에 늘어선 벚나무가 매년 봄 만개해 단지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재건축을 노리고 들어오는 투자 수요뿐 아니라 꾸준한 실거주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선 가장 큰 장애물은 높은 공사비다. 삼익비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단지를 지하 2층~지상 최고 61층, 12개 동, 3200가구 규모로 다시 짓는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을 예정이다. 최근 조합이 공개한 조합원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 17억을 넘는다. 기존 전용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같은 면적 신축 아파트를 받기 위해서는 추가 분담금을 7억원 내야 한다. 구축 전용 84㎡를 16억원에 구입한 사람이 재건축 후 같은 면적 아파트를 받기 위해서는 7억원의 추가 분담금을 낸다. 전용면적 84㎡를 23억원에 구입하는 셈이다. 매립지에 조성된 아파트 특성상 지반 공사에 큰 비용과 시간이 투입돼 일반적인 재건축에 비해 소요 기간이 긴 것도 단점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삼익비치의 재건축 가능성을 낮게 본 투자자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고점 대비 수억원 하락한 가격에 아파트를 팔고 나가기도 했다.
팔고 나가는 사람이 많은 만큼, 삼익비치에 새로 들어오는 매수자도 많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이 아파트에서는 13가구가 거래됐다. 전용면적 148㎡는 23억원에, 전용 84㎡는 12억2000만원 등에 손바뀜했다. 2021~2022년 기록한 최고가 대비 약 4억원 하락한 가격이다. 이 단지에서는 지난 2월 22건의 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립지에 지어진 아파트라서 공사가 쉽지 않고 비용도 일반 단지에 비해 많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재건축은 기간을 오래 잡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한 번 재건축이 되고 나면 해운대 엘시티나 용호동 W 등 부산 최고급 단지를 넘어서는 최고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남천동에 30년간 살아온 주민은 “삼익비치는 재건축 가능성을 빼고 보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아파트”라며 “입지면 입지, 전망이면 전망, 빠지는 게 없어 살고 싶은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바다 둘러싸여 교통·학군·상업시설 인프라 풍부
‘수억 분담금 논란’ 재건축 지연에도 거래 활발
“매립지 공사로 시간·비용 많이 들어 긴 호흡 필요”
“외지인은 부산 남천동 ‘삼익비치’를 재건축 목적으로만 보고 있지만 막상 사는 주민은 주거에 만족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만한 바다 조망에 교통, 학군, 상업시설 등 인프라를 두루 갖춘 아파트는 흔치 않은걸요.”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에 사는 한 주민은 아파트를 이같이 소개했다. 부산의 주요 관광지인 광안리 해변 끄트머리 매립지에 지어져 바다로 둘러싸인 삼익비치. ‘부산의 은마 아파트’로 불리며 부산 재건축 최대 유망주로 떠오른 곳이다. 재건축 기대에 힘입어 삼익비치 전용 148㎡는 지난해 10월 27억원에, 전용 84㎡는 2021년 6월 16억원에 각각 손바뀜했다. 웬만한 서울 주요 아파트에도 견줄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최근 재건축 조합원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 17억원을 웃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여 재건축 동력이 약화했다. 가격도 10억~12억원 선으로 하락했다. 그런데도 이 단지에서 지난달 13가구의 주인이 바뀌는 등 거래가 활발하다. 미래가치는 물론이고 남천동과 광안리의 인프라를 두루 누릴 수 있는 단지의 현재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압도적 입지의 고급 주거단지
광안리 해수욕장에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삼익비치의 압도적인 위치에 주목하게 된다. 광안리 해변 너머 남천항 방향으로 자리한 삼익비치는 바다를 매립한 땅에 들어서 있다. 한 면을 제외한 3개면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단지 동쪽으로 ‘부산’ 하면 떠오르는 드넓은 바다와 세련된 교량의 조화를 보여준다. 일부 단지는 거실에서 여름마다 열리는 광안리 해수욕장 불꽃축제를 관람할 수도 있다. 관광지와 가깝기 때문에 대중교통 접근성도 우수하다. 부산 지하철 2호선 남천역과는 걸어서 15분 거리다. 금련산역도 20분 안팎 걸린다. 단지와 광남초가 붙어 있어 아이가 있는 가구는 통학하기에도 편리하다. 삼익비치는 1979년 준공 당시 흔치 않은 3060가구 대단지에 고급 주거 시설로 만들어졌다. 전 가구가 남향으로 설계됐다. 전용면적 41㎡부터 시작해 148㎡ 대형 면적까지 다양한 크기로 구성됐다. 준공 때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아파트가 갓 만들어진 당시에는 실내 수영장과 실외 유수풀장, 골프연습장 등이 있는 ‘삼익 스포츠센터’가 단지 안에 있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삼익 스포츠센터는 한국 아파트에 조성되는 커뮤니티 시설의 원조 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인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과 달리 삼익 스포츠센터는 단지 부속 시설이 아닌, 개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게 차이점이다. 스포츠센터는 2005년까지 20여년간 운영하다가 지금은 폐시설로 남아 있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고급 주거시설답게 단지 외곽을 따라 산책, 조깅 등을 할 수 있는 트랙이 깔려 있다. 트랙에서 광안대교와 부산 바다의 풍경을 더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 아파트는 바다 조망뿐 아니라 부산 벚꽃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중앙 도로에 늘어선 벚나무가 매년 봄 만개해 단지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재건축을 노리고 들어오는 투자 수요뿐 아니라 꾸준한 실거주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건축은 여유 있게 접근해야
최근 몇 년 아파트의 가치를 급격히 올린 재건축 추진 소식은 양날의 검이다. 재건축되기만 한다면 1980년대에 이어 다시 한번 부산 최고 고급 주거단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재건축 여정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우선 가장 큰 장애물은 높은 공사비다. 삼익비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단지를 지하 2층~지상 최고 61층, 12개 동, 3200가구 규모로 다시 짓는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을 예정이다. 최근 조합이 공개한 조합원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 17억을 넘는다. 기존 전용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같은 면적 신축 아파트를 받기 위해서는 추가 분담금을 7억원 내야 한다. 구축 전용 84㎡를 16억원에 구입한 사람이 재건축 후 같은 면적 아파트를 받기 위해서는 7억원의 추가 분담금을 낸다. 전용면적 84㎡를 23억원에 구입하는 셈이다. 매립지에 조성된 아파트 특성상 지반 공사에 큰 비용과 시간이 투입돼 일반적인 재건축에 비해 소요 기간이 긴 것도 단점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삼익비치의 재건축 가능성을 낮게 본 투자자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고점 대비 수억원 하락한 가격에 아파트를 팔고 나가기도 했다.
팔고 나가는 사람이 많은 만큼, 삼익비치에 새로 들어오는 매수자도 많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이 아파트에서는 13가구가 거래됐다. 전용면적 148㎡는 23억원에, 전용 84㎡는 12억2000만원 등에 손바뀜했다. 2021~2022년 기록한 최고가 대비 약 4억원 하락한 가격이다. 이 단지에서는 지난 2월 22건의 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립지에 지어진 아파트라서 공사가 쉽지 않고 비용도 일반 단지에 비해 많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재건축은 기간을 오래 잡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한 번 재건축이 되고 나면 해운대 엘시티나 용호동 W 등 부산 최고급 단지를 넘어서는 최고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남천동에 30년간 살아온 주민은 “삼익비치는 재건축 가능성을 빼고 보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아파트”라며 “입지면 입지, 전망이면 전망, 빠지는 게 없어 살고 싶은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