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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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가 미국발 악재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오전 10시 9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900원(-1.31%) 내린 6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2.36%)도 2%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칩스앤미디어(-7.79%), 기가비스(-5.82%), 한미반도체(-4.49%)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는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털 등 미국 자본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3개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규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분야에서 중국에 투자를 진행하려는 기업들은 사전에 투자 계획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투자 금지를 포함한 결정권은 미국 재무 장관이 가지게 된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미중 관계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가 줄줄이 하락했다. 엔비디아(-4.72%)는 5% 가까이 내렸고, 브로드컴(-3.67%)과 AMD(-2.44%), 인텔(-2.11%) 모두 약세를 그렸다. 이에 주요 반도체 종목을 모아놓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2%가량 떨어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AMD 등 AI 관련 반도체주들이 AI용 칩 공급차질 우려, 바이든의 중국 첨단기술 업체에 대한 투자 제한 소식 등으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는 점은 국내 관련 업종의 투자심리를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내에 미칠 영향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날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 공동명의로 된 보도자료에서 "미국의 해외투자 제한제도는 앞으로 이뤄질 투자에 적용되며 적용 범위가 미국인 또는 미국 법인으로 한정돼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