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동물에서 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생체현미경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아이빔테크놀로지가 기술성평가를 통과하며 연내 기업공개(IPO)를 위한 첫 관문을 넘어섰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2개 평기기관에 의뢰한 기술성평가에서 A와 BBB 등급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당초 아이빔테크놀로지는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특례 제도를 통한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어 1개 기관으로부터만 평가를 받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바이오 소부장 특례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산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지원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심사 기간도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시켜준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가능성도 함께 타진해보기 위해 2개 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았다. 2개 기관으로부터 각각 A 및 BBB 등급 이상을 받으면 기술특례제도를 통한 상장이 가능하다. 이번 성적표를 통해 바이오 소부장특례와 기술특례 양쪽으로 가능성이 열렸다.

김필한 아이빔테크놀로지 대표는 “바이오 소부장 특례를 통하면 상장심사 기간을 줄일 수 있고, 기술성특례를 통하면 기업가치를 좀 더 높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내달 중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 설립된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원창업 기업인 아이빔테크놀로지는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총 260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해 진행된 시리즈C 투자 이후 기업가치는 약 8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빔테크놀로지의 핵심 제품은 살아있는 동물에서 단일세포를 촬영할 수 있는 생체현미경이다. 투약한 약물이 목표로 하는 세포에 실제로 도달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어 신약 개발 현장에서 그 쓰임새가 주목받고 있다. 단일세포를 촬영할 수 있는 현미경 기술은 미국 업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발달하고 있지만, 살아있는 동물 내에서 단일세포를 찍을 수 있는 제품은 아이빔테크놀로지의 현미경이 유일하다.

국내에선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용 사례가 잘 알려져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투과를 목적으로 개발한 그랩바디-B 플랫폼 기반 약물이 실제로 BBB를 통과하는 모습을 아이빔테크놀로지의 생체현미경으로 촬영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이 후보물질은 지난해 사노피에 기술이전 됐다.

회사의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어린이병원에 현미경을 공급하며 올해 상반기에만 13억원 매출을 낸 데 이어, 연말엔 50억원 매출을 넘길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용 사례가 학술지를 통해 꾸준히 발표되면서 우리 제품에 대한 다국적 제약사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 그 중 한 곳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이빔테크놀로지의 IPO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8월 10일 14시 15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