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원욱 의원/사진=연합뉴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원욱 의원/사진=연합뉴스, 뉴스1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친명계'의 숙원인 대의원제 축소안 발표를 끝으로 간판을 내리자,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용퇴를 결단하시겠느냐"고 직격했다. 사실상 대의원제를 폐지하고 다선 의원들에게 용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혁신안이 발표되자, 정작 물러나야 할 사람은 이재명 대표라며 반발한 것이다.

이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역시나'다.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은 관심조차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김은경 혁신위의 안에 대해 "혁신할 수 없는 분들로 꾸려진 사람들이 내놓은 안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며 "혁신 대상은 당 안에서 가장 기득권을 많이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해 직접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는 "국회의원 4명이 있는 지역에서 지자체장을 두 번이나 한 분이 있다. 이어 경기도지사가 되어 (2023년 기준) 1년 33조나 되는 예산을 집행하신 분이 있다. 또 이어서 당 대선 후보가 되신 분이 있다. 그리고 화룡점정! 연고도 없는 전 당 대표가 국회의원으로 있던 인천 지역의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신 분이 있다"며 "무려 선출직만 4번이신 분, 지금의 당 대표 이재명 대표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그런데 혁신 대상에서는 피해 가셨다"며 "혁신안 문장 중 갈라치기 전형, 핵심을 피해 가는 문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수차례 의원직을 역임하시고 의회직과 당직을 두루 맡으시면서 <정치발전>에 헌신하신 분 중에서 이제는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하실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거론했다.

이어 "위 구절은 아래와 같이 치환돼야 한다"며 '정치 발전'이라는 부분을 '지방 발전과 의회 발전'으로 수정했다. 해당 문구만 수정하면 혁신 대상이 "바로 당의 최고의 기득권자, 수혜자 이재명 대표"가 된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용퇴를 결단하시겠습니까?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주시겠습니까?"라며 "이재명 대표의 응답을 기다린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이날 혁신안 발표를 끝으로 닻을 내린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할 때 30%가 반영되던 대의원 투표 비율을 폐지하는 방안을 혁신안으로 발표했다.

당초 예상됐던 '3선 의원 연임 제한'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수차례 의원직을 역임하고 의회 직과 당직을 두루 맡은 분들'에 용퇴를 거론하며 다선 의원들을 겨냥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