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지도 위 충남 계룡대 부근을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지도 위 충남 계룡대 부근을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오는 18일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와 이달 하순 진행되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프리덤실드)를 앞두고 노골적인 대남 위협에 나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9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서울과 충남 계룡대 인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전쟁 준비’를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의 회의 참석 사진을 공개하며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심도 있게 개괄 분석하고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치는 것에 대한 강령적 결론을 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유사시 적들의 공격을 압도적인 전략적 억제력으로 일거에 무력화시키고 동시다발적인 군사적 공세를 취하기 위한 확고한 전쟁 준비 태세를 갖추는 데 대한 문제들이 중요 의제였다”고 전했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정은이 회의장에 걸린 지도에서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언하는 모습이 담겼다. 북한이 회의에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정세 악화 주범들의 군사적 준동을 분석하고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들을 결정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이번 회의는 21~24일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차원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UFS 연습은 전쟁 발발 시 전시대비태세로 전환하고 평양 수복까지 염두에 두며 시나리오별 조치를 점검하는 연습”이라며 “북한도 이런 체계를 갖추고 준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군부 인선도 이뤄졌다. 북한은 박수일 군 총참모장(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격)을 승진 약 7개월 만에 해임하고, 이영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신임 총참모장으로 임명했다. 과거 두 차례 총참모장을 맡았던 인사다. 또 북한은 정권수립기념일 75주년인 9월 9일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