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 밑돈 美 물가…"디스인플레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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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CPI 3.2% 상승
하락세 13개월 만에 제동
국제 유가·곡물가 급등 여파
시장은 '9월 금리 동결' 무게
하락세 13개월 만에 제동
국제 유가·곡물가 급등 여파
시장은 '9월 금리 동결' 무게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소폭 반등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지속돼 온 하락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 상승에서 촉발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수치로 일부 확인됐다는 평가다.
CPI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참고하는 핵심 지표다. 상승폭이 다소 커지긴 했지만, 기대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은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물가 지표가 한 차례 더 발표될 예정이어서 Fed 결정을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다.
국제 유가가 6주 연속 고공 행진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산유국들의 감산 영향으로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가 되는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가 지난달 말 나란히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 원유 교역의 중심지인 흑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격화하면서 두 지표는 올해 들어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덩달아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새 10% 올라 9개월 만에 최고치인 갤런당 3.8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량 예측치를 사상 최대 수준인 1억200만 배럴로 제시함에 따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식료품 지수도 0.1% 상승하며 물가를 끌어올렸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자 해바라기씨유 등 가격이 15%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주거비와 자동차 보험료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점, 노동 시장 활황으로 높은 수준의 임금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꼽힌다고 CNN은 전했다.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뺀 CPI)가 전월(4.8%)과 비슷한 4.7%에 머무른 것을 두고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큰 흐름에서 벗어나진 않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수치는 전문가들의 예상 범위(4.7~4.8%)와도 일치했다. Fed는 근원 CPI가 CPI보다 미래 물가 흐름을 정확히 예측한다고 보고 있다.
7월 CPI를 기점으로 미국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가 오르긴 하지만 그 폭이 점차 줄어드는 현상)’이 본격화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안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 안정세는 Fed의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둔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국 경제를 강타할 디스인플레이션의 물결이 시작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물가 압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을 내놨다. 경제 리서치 업체 매크로폴리스 퍼스펙티브의 창립자인 로라 로즈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년 대비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반전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월 대비 0.2% 상승은 Fed 관계자들이 원하는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집계한 금리 동결 확률은 7월 CPI 발표를 기점으로 84.5%에서 90.5%로 6%포인트 올랐다. 반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15.5%에서 9.5%로 하락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장서우 기자 nyusos@hankyung.com
CPI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참고하는 핵심 지표다. 상승폭이 다소 커지긴 했지만, 기대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은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물가 지표가 한 차례 더 발표될 예정이어서 Fed 결정을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다.
○13개월 만에 물가상승률 확대
미국 노동부는 7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10일 발표했다. 6월 CPI(3.0%)와 비교하면 0.2%포인트 올랐다. CPI 상승률이 전월보다 커진 건 13개월 만이다. 지난해 6월 9.1% 오르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CPI 상승률은 1년 뒤인 올해 6월 3.0%로 가라앉으며 빠른 속도로 둔화했다.국제 유가가 6주 연속 고공 행진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산유국들의 감산 영향으로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가 되는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가 지난달 말 나란히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 원유 교역의 중심지인 흑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격화하면서 두 지표는 올해 들어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덩달아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새 10% 올라 9개월 만에 최고치인 갤런당 3.8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량 예측치를 사상 최대 수준인 1억200만 배럴로 제시함에 따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식료품 지수도 0.1% 상승하며 물가를 끌어올렸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자 해바라기씨유 등 가격이 15%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주거비와 자동차 보험료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점, 노동 시장 활황으로 높은 수준의 임금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꼽힌다고 CNN은 전했다.
○“디스인플레이션 본격화”
다만 이번 수치가 시장 전망치(3.3%)를 밑돌았다는 점에서 파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중고차 등 기름값을 제외한 상품 가격이 일제히 하강 곡선을 그렸다.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뺀 CPI)가 전월(4.8%)과 비슷한 4.7%에 머무른 것을 두고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큰 흐름에서 벗어나진 않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수치는 전문가들의 예상 범위(4.7~4.8%)와도 일치했다. Fed는 근원 CPI가 CPI보다 미래 물가 흐름을 정확히 예측한다고 보고 있다.
7월 CPI를 기점으로 미국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가 오르긴 하지만 그 폭이 점차 줄어드는 현상)’이 본격화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안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 안정세는 Fed의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둔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국 경제를 강타할 디스인플레이션의 물결이 시작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물가 압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을 내놨다. 경제 리서치 업체 매크로폴리스 퍼스펙티브의 창립자인 로라 로즈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년 대비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반전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월 대비 0.2% 상승은 Fed 관계자들이 원하는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집계한 금리 동결 확률은 7월 CPI 발표를 기점으로 84.5%에서 90.5%로 6%포인트 올랐다. 반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15.5%에서 9.5%로 하락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장서우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