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예상보다 덜 올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했습니다. 장 시작 전 발표된 7월 CPI는 전년동기대비 3.2% 올라 월가 예상치인 3.3%를 밑돌았습니다. 전월동기대비 상승률은 0.2%로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산정하는 근원 CPI는 전년동기대비 4.7% 올라 전월 4.8%상승보다 소폭 둔화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월과 비교하면 0.2% 올라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예상보다 좋은 CPI…커지는 금리정점 가능성 [나수지의 미나리]
물가 상승폭의 대부분은 주거비용에서 비롯됐습니다. 주거비용은 전년동기대비 7.7%, 전월과 비교해서는 0.4% 올랐습니다. 주거비용이 CPI 가중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가량으로 상당히 큽니다. 7월 CPI 증가분의 90%는 주거비용의 영향으로 상승했습니다. 식품가격은 0.2%, 에너지 가격은 0.1% 올랐습니다. 중고차 가격은 1.3% 떨어졌습니다.
예상보다 좋은 CPI…커지는 금리정점 가능성 [나수지의 미나리]
7월 물가가 예상보다 덜 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장은 9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Fed 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9월 FOMC 금리 동결 가능성을 90%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내년 3월부터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41%로 보고 있습니다. CNBC는 "지난 3월 이후 CPI 지수가 S&P500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실됐다"고 짚었습니다.

반색하는 디즈니 주가

전일 장 마감후 디즈니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디즈니는 지난 2분기 매출이 223억달러로 추정치인 225억달러를 밑돌았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1.03달러로 예상치인 0.96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디즈니+ 등 스트리밍 사업부문에서 손실을 크게 줄인 게 실적에 도움이 됐습니다. 디즈니+는 지난해 2분기 10억달러 적자를 냈지만, 올 2분기에는 절반 수준인 5억1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구조조정, 효율성 개선으로 비용을 55억달러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초과달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즈니는 10월부터 디즈니+구독료를 인상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디즈니+ 구독료는 월 13.99달러로 27%가량 올라가게 됩니다. 디즈니의 또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인 훌루 구독료도 기존보다 20%가량 인상된 17.9달러가 됩니다. 디즈니 측은 "가격 인상과 고객 이탈간 충분한 상관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OTT 업체들이 경쟁적인 출혈경쟁에서 요금인상으로 방향을 틀면서 시장은 수익성 개선에 주목하고있습니다. 이 날 장중 한 떄 디즈니는 5%이상 상승했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