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예상을 밑돈 물가지표에 안도하며 반등했다. 당초 우려와 달리 물가상승률이 계속 둔화하고 있단 게 수치로 확인됐지만, 물가를 완전히 잡기 위해선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미 중앙은행(Fed) 당국자의 발언에 지수 상승폭은 제한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79포인트(0.15%) 오른 35,176.15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2포인트(0.03%) 상승한 4,468.8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97포인트(0.12%) 뛴 13,737.99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다.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다. 전달의 3.0% 상승보단 높았지만, 시장 예상치(3.3%)보단 낮았다. 헤드라인 CPI는 작년 6월 이후 13개월 만에 다시 오름세를 보였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은 여전하단 분석이다.

실제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속적인 완화 기조를 나타냈다. 근원 CPI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상승해 전달(4.8% 상승) 수치를 소폭 밑돌았다. 헤드라인·근원 CPI는 전월 대비론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모두 두 달 연속 0.2% 상승을 기록했다.

CPI 발표 후 9월 금리 동결 전망이 강화됐다. 다가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장중 90%를 웃돌았다. 마감 시점엔 88.5%으로 떨어졌지만, 전날 86%에서 상승했다.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 웰스의 필립 뉴하트 시장 디렉터는 "이번 보고서는 Fed가 9월에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과열됐던 고용시장의 약화됐단 신호도 금리 동결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4만8000명으로 전주보다 2만1000명 늘었다. 월가 예상치(23만명)보다도 높았다. 변동성이 덜한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직전주보다 2750명 증가한 23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긴축 종료를 선언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를 내놨다. 장초반 1% 넘게 오르던 3대 지수의 오름폭이 축소된 이유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PI가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이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이것은 승리가 우리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데이터 지점이 아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 동결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지금부터 다음 회의까지 나오는 지표가 많아 무엇을 할지 예측하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르다"고 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통신, 임의소비재, 자재, 금융, 에너지 관련주는 오르고, 유틸리티, 부동산, 산업,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하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월트 디즈니(4.88%)는 디즈니+ 스트리밍 구독료 가격을 인상하고, 분기 조정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밝히자 5% 가까이 올랐다. 지미추, 마이클코어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카프리홀딩스(55.74%)는 코치 모기업 태피스트리와의 합병 소식에 56% 급등했다. 반면 태피스트리는 16%가량 내렸다. 알리바바그룹홀딩(4.6%)은 호실적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4% 넘게 올랐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