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엔군 결성되며 쓴 깃발…부산 유엔 기념공원서 소장
[정전 70년, 피란수도 부산] (20) 맥아더 장군의 최초 유엔기
6·25전쟁 때 유엔군 초대 총사령관인 맥아더 장군이 사용한 유엔기가 유엔기념공원에 보관돼 있다.

이 유엔기는 유엔군이 창설되고 최초로 사용된 것이다.

12일 부산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2차대전을 반성하며 만들어진 유엔(UN)은 6·25 전쟁이 발생하자 평화유지의 기치를 내걸고 유엔기 아래 모여 첫 유엔군을 결성했다.

전쟁 발발 후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는 한국군 지원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유엔은 미군 정부가 지휘관을 선임하도록 했고, 미국 합동참모본부는 만장일치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추천했다.

'초대 유엔군 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맥아더 장군은 한국에 오기 직전인 1950년 7월 1일 일본에서 유엔기를 받아 한국으로 들어왔다.

유엔기는 북극에서 본 세계지도를 올리브 가지가 감싸고 있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

세계지도는 세계인을, 올리브는 평화를 나타낸다.

유엔기를 든 맥아더는 전쟁 초기 파죽지세로 남하한 북한군의 허리를 끊어 놓고 전세를 단번에 역전시키기 위한 '인천 상륙 작전'을 감행해 성공한다.

당시 워싱턴 국방부와 합참본부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인천항 상륙이 어렵다고 내다봤는데, 맥아더는 가능하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고 결국 성공해 적의 보급선을 틀어막았다.

인천 상륙 작전 성공 이후 맥아더의 명성이 높아져 이후에는 맥아더를 비판할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고 전해진다.

[정전 70년, 피란수도 부산] (20) 맥아더 장군의 최초 유엔기
맥아더는 한국전쟁이 장기화하자 핵무기 사용을 주장했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후 핵 사용을 꺼리는 우방국들의 눈치에 트루먼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계획을 백지화하자 맥아더가 트루먼과 마찰을 빚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맥아더는 이후에도 트루먼과 행정부와 계속 마찰을 빚었고, 이후 트루먼은 자신에게 협조적이고 온건했던 매슈 리지웨이 장군을 유엔군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유엔기는 맥아더 장군에 소유하고 있다가 6·25전쟁이 끝난 후 유엔본부에 기증한 것으로 나온다.

이후 유엔본부가 유엔 기념공원에게 다시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기증 시기 등에 대해서는 국내에 사료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유엔기념공원이 1974년 현재의 국제관리위원회 관리 체제로 변경되기 전에 유엔기를 소장하고 있던 점에 미뤄 1960년대에 기증된 것으로 추정한다.

유엔기념공원은 2019년 유엔기 복원작업을 벌여 훼손된 유엔기 표면의 오염물을 제거하고, 늘어짐과 구김을 바로 펴는 작업을 했다.

모서리가 마모된 부분은 유물 보수용 직물을 이용해 원형을 재현했다.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은 "유엔군 195만명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파병돼 15만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되는 피해를 봤다"면서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