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한경DB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한경DB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조만간 글로벌 판매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출범 7년10개월 만이다. 제네시스는 최근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등 글로벌시장 판매량이 빠르게 늘면서 매달 평균 2만대씩 팔린다.

13일 현대차의 IR 실적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브랜드 출범 이후 올해 7월까지 총 98만3716대(국내 68만2226대·해외 30만1490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100만대까지 남은 차량은 1만6284대로, 제네시스가 매달 평균 2만대가량이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달 100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2015년 11월 첫 차량 G90(국내명 EQ900) 출시 후 7년10개월 만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3월 누적 판매 90만대 돌파 후 5개월 만에 다시 10만대를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국산차 첫 고급 브랜드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이 군림하던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주도했다.

출범 첫 해인 2015년 530대를 판매했던 제네시스는 2020년과 2021년 글로벌 연간 판매 10만대와 20만대를 연이어 넘기며 고급차 브랜드로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5.4%였는데, 일본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1989년 출범 후 32년 만인 2011년 전체 도요타 판매에서의 비중이 5.0%를 넘은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제네시스 G70 외장 로고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제네시스 G70 외장 로고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전체 제네시스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건 준대형 세단인 G80(38만127대)이지만, 실질적으로 브랜드의 양적 성장을 견인한 건 SUV인 GV 시리즈다. 전 세계적인 레저용 차량(RV) 선호 트렌드와 북미 수출 확대가 선전 이유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80은 16만9894대, GV70은 15만4333대 판매됐다.

또 다른 세단인 G70과 G90의 누적 판매량은 각각 13만189대, 12만9221대로 집계됐다. 전기차 GV60도 출시 2년 만에 2만대에 가까운 판매량(1만9952대)을 올렸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 가며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