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친구 찾기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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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은 강남언니 커뮤니케이션 리더
![[MZ 톡톡] 친구 찾기 감성](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07.32550279.1.jpg)
어느날 친구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의 숫자 1이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았다. 함께 친하게 지냈던 다른 친구들에게 보낸 메시지 숫자 1도 사라지지 않았다. 전화마저 신호음만 울렸다. 친구의 가족 소식까지 찾았건만, 아쉽게도 그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이름을 갖고 있던 터라 인터넷 흔적을 찾기도 힘들었다. 그렇게 지금까지도 내가 그 친구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라곤 전화번호 11자리와 생일, 그리고 어린 시절 소중한 추억 정도다.
어느새 그리운 친구를 찾는 감성은 옛 얘기가 되고 있다. 이제 오프라인에서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인터넷 세상에서는 아는 사람을 넘어 모르는 사람, 심지어 가상의 존재와도 만날 수 있다. 길에서 찍힌 CCTV 장면이나 인터넷 게시글 하나만으로 나의 신상정보부터 일거수일투족을 ‘알려면 알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사람 찾기에 대한 그리움과 답답함은 덜해졌지만, 과도한 온라인 연결은 많은 사람에게 외로움과 불안이라는 새로운 고통을 가져다줬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1990년대 레트로 감성의 패션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깻잎머리도 돌아왔다. Z세대는 피부 솜털이 보이는 고화질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니라 저화질의 필름 카메라를 구입하고 있다. 필름 카메라와 레트로 패션으로 옛 시대의 멋과 재미를 재현할 수는 있겠지만, 평생의 은사님과 첫사랑을 간절히 찾아다니는 ‘TV는 사랑을 싣고’의 감성을 되찾기에는 이미 다른 세상에 와버린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