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단체관광 전격 허용'은 궁지 몰린 중국의 자구책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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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中서 탈출
年 성장률 1%P 훼손
자금 이탈 심상찮아
리오프닝 효과도 낮아
시진핑 주석 당황한 듯
韓, 세계와 공존 모색
'안미경세' 전략 필요
年 성장률 1%P 훼손
자금 이탈 심상찮아
리오프닝 효과도 낮아
시진핑 주석 당황한 듯
韓, 세계와 공존 모색
'안미경세' 전략 필요
지난해 10월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대중국 2차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통제 대상이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등으로 확대된 것을 넘어 반동맹국은 확산금융(proliferation finance) 저지, 동맹국은 역외군사금융(foreign military finance) 지원 같은 안보·금융 연계 움직임에 주목했다.
확산금융과 역외군사금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의 출발점인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창립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각국 간에 놓인 무역장벽을 해소해 세계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GATT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체제와 관계없이 많은 국가를 참여시켜야 했다. 2차대전 이후 노동집약국과 자본집약국 간의 안행(雁行)적 성장격차 모델에서는 이런 경우 중국처럼 뒤늦게 참여한 국가일수록 고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인터넷, SNS 순으로 이어지는 초연결사회가 나타나면서 글로벌화 필요성은 급속히 약해졌다. 규모의 이익, 외부경제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디지털 시대에서는 기업 위치, 자금 확보원, 공급망 등을 한 곳에 집중하는 자급자족(autarky) 성장모델이 오히려 유리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각국이 자국 이익을 중시하는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모든 것이 보이는 경쟁 여건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인 설리번 패러다임처럼 기득권을 십분 활용해 공존을 모색하는 디리스킹 전략이 효과적이다. 독수리가 하늘 높이 올라갈수록 까마귀의 약점이 잘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인 나바로 패러다임처럼 중국을 적(敵)으로 보는 디커플링 전략은 마찰만 심해질 뿐이다. 독수리가 까마귀와 같은 위치에서 경쟁하면 싸우는 소리만 요란해지기 때문이다.
설리번 패러다임은 경제와 안보를 연계해 지경학적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 지정학적 우위를 점하려는 글로벌 시대의 패권 다툼과 구별된다. 안보와 연계하는 경제도 금융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금융이 실물경제를 뒤따라가는(following) 위치에서 선도하는(leading) 위치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행동계획도 주도면밀하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 기업을 환류하는 ‘리쇼어링’ 정책에 주력해왔다. 당장 미국으로 환류할 수 없는 기업은 ‘니어쇼어링’과 ‘프렌즈쇼어링’ 정책을 병행해 동맹국으로 이전시켰다. 동일한 차원에서 금융에서도 리플럭스, 니어플럭스, 프렌즈플럭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탈세계화’라는 거센 뉴노멀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세계화의 막차를 탄 중국과 같은 글로벌 포모(FOMO)국은 ‘쇼크’에 해당하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각국의 성장률은 국민총소득(GNP)이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으로 산출됐다. GDP 증가율은 외국 기업과 자금이 들어올 때는 더 높아지지만 이탈할 때는 더 떨어지는 ‘순응성’이 심하게 나타난다.
10년 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과 함께 시작된 외국 기업의 이탈세는 중국의 연간 성장률을 매년 1%포인트 이상 훼손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별로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메가캡 8’이 이탈하고 있어 중국으로서는 더 불리하다.
작년 10월 시 주석이 영수로 등극한 이후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공산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제로 코로나 대책을 풀고 리오프닝 효과를 크게 기대한 시 주석으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3월 양회(兩會) 이후 채권시장에서 나타나는 외국인 자금 이탈세도 심상치 않다.
최근처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심할 때는 중국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뭐를 해도 안 되는 ‘정책 무력화 명제’에 봉착한다.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한 신규 자금 유입 효과보다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배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가부채가 많은 여건에선 재정지출도 구축 효과가 심하게 발생해 경기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경제와 안보를 연계하는 추세에서 문재인 정부의 ‘안미경중(安美經中)’은 갈라파고스 함정에 빠진 디커플링 정책이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세계와 공존을 모색하는 디리스킹 전략인 ‘안미경세(安美經世)’로 나아가야 한다.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공존을 모색하는 시대가 열렸으면 한다.
확산금융과 역외군사금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의 출발점인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창립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각국 간에 놓인 무역장벽을 해소해 세계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GATT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체제와 관계없이 많은 국가를 참여시켜야 했다. 2차대전 이후 노동집약국과 자본집약국 간의 안행(雁行)적 성장격차 모델에서는 이런 경우 중국처럼 뒤늦게 참여한 국가일수록 고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인터넷, SNS 순으로 이어지는 초연결사회가 나타나면서 글로벌화 필요성은 급속히 약해졌다. 규모의 이익, 외부경제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디지털 시대에서는 기업 위치, 자금 확보원, 공급망 등을 한 곳에 집중하는 자급자족(autarky) 성장모델이 오히려 유리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각국이 자국 이익을 중시하는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모든 것이 보이는 경쟁 여건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인 설리번 패러다임처럼 기득권을 십분 활용해 공존을 모색하는 디리스킹 전략이 효과적이다. 독수리가 하늘 높이 올라갈수록 까마귀의 약점이 잘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인 나바로 패러다임처럼 중국을 적(敵)으로 보는 디커플링 전략은 마찰만 심해질 뿐이다. 독수리가 까마귀와 같은 위치에서 경쟁하면 싸우는 소리만 요란해지기 때문이다.
설리번 패러다임은 경제와 안보를 연계해 지경학적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 지정학적 우위를 점하려는 글로벌 시대의 패권 다툼과 구별된다. 안보와 연계하는 경제도 금융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금융이 실물경제를 뒤따라가는(following) 위치에서 선도하는(leading) 위치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행동계획도 주도면밀하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 기업을 환류하는 ‘리쇼어링’ 정책에 주력해왔다. 당장 미국으로 환류할 수 없는 기업은 ‘니어쇼어링’과 ‘프렌즈쇼어링’ 정책을 병행해 동맹국으로 이전시켰다. 동일한 차원에서 금융에서도 리플럭스, 니어플럭스, 프렌즈플럭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탈세계화’라는 거센 뉴노멀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세계화의 막차를 탄 중국과 같은 글로벌 포모(FOMO)국은 ‘쇼크’에 해당하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각국의 성장률은 국민총소득(GNP)이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으로 산출됐다. GDP 증가율은 외국 기업과 자금이 들어올 때는 더 높아지지만 이탈할 때는 더 떨어지는 ‘순응성’이 심하게 나타난다.
10년 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과 함께 시작된 외국 기업의 이탈세는 중국의 연간 성장률을 매년 1%포인트 이상 훼손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별로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메가캡 8’이 이탈하고 있어 중국으로서는 더 불리하다.
작년 10월 시 주석이 영수로 등극한 이후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공산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제로 코로나 대책을 풀고 리오프닝 효과를 크게 기대한 시 주석으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3월 양회(兩會) 이후 채권시장에서 나타나는 외국인 자금 이탈세도 심상치 않다.
최근처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심할 때는 중국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뭐를 해도 안 되는 ‘정책 무력화 명제’에 봉착한다.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한 신규 자금 유입 효과보다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배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가부채가 많은 여건에선 재정지출도 구축 효과가 심하게 발생해 경기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경제와 안보를 연계하는 추세에서 문재인 정부의 ‘안미경중(安美經中)’은 갈라파고스 함정에 빠진 디커플링 정책이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세계와 공존을 모색하는 디리스킹 전략인 ‘안미경세(安美經世)’로 나아가야 한다.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공존을 모색하는 시대가 열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