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 증여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3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증여 취득세가 올라 세 부담이 커진 반면 지난해 꽉 막혔던 매매는 회복세를 보여 증여 대신 매매를 택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 총 4만4783건(신고일 기준) 가운데 증여 거래는 4107건으로,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반기 기준으로 2019년 하반기(8.4%)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 1월부터 증여로 인한 취득세 과세표준이 종전 시가표준액(공시가격)에서 매매사례가액·감정평가액·경매 및 공매 금액 등 시가 인정액으로 바뀌며 세 부담이 커지자 작년 말에 앞당겨 증여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29.9%로, 정부가 2006년 거래량을 조사한 뒤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증여 취득세 부담이 커지고, 매매시장에서 인기 주거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증여 대신 매매로 돌린 사람이 늘어났다. 올해 초 급매물이 시세보다 낮게 팔릴 때는 증여가액도 낮게 신고할 수 있어 1월 10.8%였던 증여 비중이 2월에는 13.9%로 반짝 늘었다. 하지만 이후 비중이 줄어 석 달 연속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