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아니고 플랫폼 기업인데…'반토막' 쏘카, 언제 회복될까 [신현아의 IPO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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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1년 쏘카, 주가 여전히 공모가 밑돌아
"플랫폼 보여줘야…밸류 회복"
'슈퍼앱' 전략 내세우고 수익성 개선 주력 나서
"플랫폼 보여줘야…밸류 회복"
'슈퍼앱' 전략 내세우고 수익성 개선 주력 나서
상장 1주년을 맞는 쏘카 주가가 여전히 속절없이 내리고 있다. 주가는 공모가 대비 반토막 수준이 됐다. 플랫폼 기업보단 렌터카 업체로 강하게 인식되면서 성장성 측면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탓이다. 증권가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쏘카의 정체성이 좀 더 부각되면 주가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쏘카의 주가는 1만3270원이었다. 계속되는 하락세에 주가 작년 8월 22일에는 1만1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351억원, 상장 전 한때 기업가치 3조~4조원도 바라봤던 쏘카지만, 다소 아쉽게 됐다.
상장 준비 당시 확정 매출(작년 1분기 기준)의 97.4%가 차량공유(카셰어링) 사업에서 나왔다. 당시 비교기업으로 우버, 리프트, 그랩 등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들뿐만 아니라 배달 앱(고투),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개발사(오비고),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오로라)와 같이 사업 연관성이 적은 업체들을 내세웠던 게 문제가 됐다. 때문에 공모가가 높게 산정되면서 흥행의 걸림돌이 됐단 지적이 일었다. 쏘카는 상장 후 주가가 단 한 번도 공모가(2만8000원)를 웃돈 적이 없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연신 내리막을 걷던 주가는 올해 더 떨어졌다. 연초 이후 전날까지 주가는 39%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5%)을 한참 밑돌았다. 올 초 6611억원 수준이던 시총 규모는 4351억원으로 2000억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전날 종가(1만3270원)는 공모가 대비 52.6% 밑돌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 가치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상장 후 렌터카 업체(롯데렌탈·SK렌터카)와 동일선상에서 평가된 점이 주가 급락의 원인이 됐단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증권사 A연구원은 "쏘카 회원이 약 900만명인데 야놀자처럼 좋게 평가받지 못했던 이유는 고객의 가입자당평균수익(ARPU) 보여주는 게 아닌 자산(차량)의 가동률을 보여주는 그런 전략을 보여줬기 때문에 평가가 박했다"며 "렌트카 업체와 동일해져 유사 기업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굉장히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쏘카의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쏘카 앱이 주력 사업인 차량공유를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해결 가능한 올인원 앱으로 진화하고 있단 점을 주목해서다. 과거엔 단순히 초단기 렌트카 업체였다면 플랫폼 업체로의 면모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봤다. 쏘카 앱 안엔 차량공유, KTX 연동, 쏘카 스테이 등의 서비스가 들어가 있다. 하나의 앱에서 차량을 빌리고, KTX 예매와 숙박 예약을 할 수 있게 됐다. 3분기엔 공유 전기자전거 플랫폼 '일레클'도 입점하며, 내년엔 주차 앱 '모두의 주차장'도 편입할 예정이다. '자전거→초단기 차량 예약→KTX 예매→숙박 예약→여행 중 차량 주차'로 연결되는 이른바 스트리밍 특성의 '슈퍼 앱'을 구축하겠단 게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다. 고평가 논란에도 공모 과정에서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며 성장을 약속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회사는 데이터 판매 및 차량 관리 시스템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쏘카는 올해 들어 현대글로비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택배차량 360여대를 관리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쏘카는 이들 회사에 자체 보유한 공유 차량 내 축적된 주행·차량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차량의 상태, 최적의 경로, 운전자 위험 신호 등을 감지·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와 모빌리티 경험 향상을 위해 협업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쏘카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작년 쏘카는 201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면 적자폭이 축소됐다. 2분기는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매출은 2분기 기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비용 관리와 서비스 다각화를 통한 플랫폼 중심의 운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란 설명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쏘카는 매출 4689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137.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은 양적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을 동반한 질적 성장까지 달성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A연구원은 "최근에는 쏘카가 쏘카 스테이, 쏘카 페이 등 고객 기반으로 연계 사업을 늘리고 있다. 한계이익률이 높은 플랫폼 사업들이 전분기 대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비와 인건비 증가한 것 외에는 회사의 질적인 모습은 좋아졌다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는 플랫폼 부문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 마진율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차량공유(카셰어링)에서 부가 서비스를 많이 출시해 한계이익률이 오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까지의 비즈니스 모델은 렌트가 업체와 비슷했다면 이제 플랫폼 업체와 유사한 모델로 바뀌고 있다"며 "사업 형태 자체가 잘 바뀌었다는 얘기는 이익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밸류에이션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 사업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걸 보여줘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차량공유 중심 모빌리티 플랫폼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꾸준히 증명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쏘카의 주가는 1만3270원이었다. 계속되는 하락세에 주가 작년 8월 22일에는 1만1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351억원, 상장 전 한때 기업가치 3조~4조원도 바라봤던 쏘카지만, 다소 아쉽게 됐다.
공모가 웃돈 적 없는 쏘카, 뭐가 문제였나
쏘카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고금리 여파로 한껏 얼어붙었던 작년 하반기 첫 조단위 IPO 대어이자 국내 1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 상장 주자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고평가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모두 참혹한 성적을 거뒀다. 쏘카는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가격(3만4000~4만5000원) 하단보다 17.6% 낮추고, 공모 물량도 기존 455만주에서 20%나 줄였지만, 일반 청약 경쟁률은 끝내 두 자릿수에 그쳤다.상장 준비 당시 확정 매출(작년 1분기 기준)의 97.4%가 차량공유(카셰어링) 사업에서 나왔다. 당시 비교기업으로 우버, 리프트, 그랩 등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들뿐만 아니라 배달 앱(고투),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개발사(오비고),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오로라)와 같이 사업 연관성이 적은 업체들을 내세웠던 게 문제가 됐다. 때문에 공모가가 높게 산정되면서 흥행의 걸림돌이 됐단 지적이 일었다. 쏘카는 상장 후 주가가 단 한 번도 공모가(2만8000원)를 웃돈 적이 없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연신 내리막을 걷던 주가는 올해 더 떨어졌다. 연초 이후 전날까지 주가는 39%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5%)을 한참 밑돌았다. 올 초 6611억원 수준이던 시총 규모는 4351억원으로 2000억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전날 종가(1만3270원)는 공모가 대비 52.6% 밑돌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 가치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상장 후 렌터카 업체(롯데렌탈·SK렌터카)와 동일선상에서 평가된 점이 주가 급락의 원인이 됐단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증권사 A연구원은 "쏘카 회원이 약 900만명인데 야놀자처럼 좋게 평가받지 못했던 이유는 고객의 가입자당평균수익(ARPU) 보여주는 게 아닌 자산(차량)의 가동률을 보여주는 그런 전략을 보여줬기 때문에 평가가 박했다"며 "렌트카 업체와 동일해져 유사 기업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굉장히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업체로 변모중…"밸류에이션 회복 계기"
상장 1년을 맞아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를 앞뒀지만, 직원들은 이 상황이 마냥 달갑지 않다. 반토막 난 주가에 손해만 떠안게 돼서다. 올 6월 말 기준 보호예수가 걸린 우리사주 물량은 25만4653주, 계약직을 포함한 직원 수는 433명이다. 단순 계산하면 직원 1명당 588주를 들고 있다는 얘기다. 공모가 기준 1650만원이던 1인당 보유 지분가치가 전일 종가 기준으로 780만원으로 줄면서 인당 900만원가량의 손해가 발생했단 계산이 나온다.하지만 증권가에선 쏘카의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쏘카 앱이 주력 사업인 차량공유를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해결 가능한 올인원 앱으로 진화하고 있단 점을 주목해서다. 과거엔 단순히 초단기 렌트카 업체였다면 플랫폼 업체로의 면모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봤다. 쏘카 앱 안엔 차량공유, KTX 연동, 쏘카 스테이 등의 서비스가 들어가 있다. 하나의 앱에서 차량을 빌리고, KTX 예매와 숙박 예약을 할 수 있게 됐다. 3분기엔 공유 전기자전거 플랫폼 '일레클'도 입점하며, 내년엔 주차 앱 '모두의 주차장'도 편입할 예정이다. '자전거→초단기 차량 예약→KTX 예매→숙박 예약→여행 중 차량 주차'로 연결되는 이른바 스트리밍 특성의 '슈퍼 앱'을 구축하겠단 게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다. 고평가 논란에도 공모 과정에서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며 성장을 약속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회사는 데이터 판매 및 차량 관리 시스템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쏘카는 올해 들어 현대글로비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택배차량 360여대를 관리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쏘카는 이들 회사에 자체 보유한 공유 차량 내 축적된 주행·차량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차량의 상태, 최적의 경로, 운전자 위험 신호 등을 감지·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와 모빌리티 경험 향상을 위해 협업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쏘카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작년 쏘카는 201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면 적자폭이 축소됐다. 2분기는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매출은 2분기 기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비용 관리와 서비스 다각화를 통한 플랫폼 중심의 운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란 설명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쏘카는 매출 4689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137.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은 양적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을 동반한 질적 성장까지 달성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A연구원은 "최근에는 쏘카가 쏘카 스테이, 쏘카 페이 등 고객 기반으로 연계 사업을 늘리고 있다. 한계이익률이 높은 플랫폼 사업들이 전분기 대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비와 인건비 증가한 것 외에는 회사의 질적인 모습은 좋아졌다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는 플랫폼 부문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 마진율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차량공유(카셰어링)에서 부가 서비스를 많이 출시해 한계이익률이 오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까지의 비즈니스 모델은 렌트가 업체와 비슷했다면 이제 플랫폼 업체와 유사한 모델로 바뀌고 있다"며 "사업 형태 자체가 잘 바뀌었다는 얘기는 이익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밸류에이션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 사업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걸 보여줘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차량공유 중심 모빌리티 플랫폼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꾸준히 증명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