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기념사 대비 3배 분량…카르텔 혁파·교권회복 등국정 현안 총망라
"독립운동은 자유 위한 여정" 등 '자유' 27번 최다 언급…연설 도중 18차례 박수
'취임식 넥타이' 尹, 광복절 메시지로 국정 비전 '초심' 되새겨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국정 비전의 '초심'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축식에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참석했다.

취임식을 비롯해 중요한 행사 때마다 착용해온 아이템이었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취임식 때와 비슷한 흰색 정장을 갖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행사 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경축사가 취임사처럼 읽힐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이번 연설 준비에 특별히 공을 들였음을 시사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지 등을 경축사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연설 분량은 3천776자에 달해 올해 삼일절 기념사(1천325자)의 3배에 가까웠다.

간명한 메시지를 선호하는 평소 스타일에서 조금 벗어났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이번 경축사에 의미를 부여했다는 걸로 읽힌다.

내용은 국정 현안을 총망라했다.

정권 교체 이후 만들어온 변화를 부각하는 동시에 건설 카르텔 혁파, 킬러 규제 제거, 인재 양성, 교권 회복 등 최근 이슈까지 차근차근 짚었다.

경축사를 통해 가장 여러 차례 언급한 단어는 단연 '자유'(27번) 였다.

국민(9번), 자유민주주의(7번), 공산 전체주의(6번) 등보다 월등했다.

지난해 5월 10일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한 것과 겹치는 대목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을 '자유를 찾아 출발한 여정'에 비유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으로 대표되는 현시점의 자유 연대로 그 여정이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연설 도중에는 총 18차례의 청중 박수가 나왔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급물살을 탄 한일관계 정상화와 한미일 공조 등을 언급할 때는 한 단락에 한 번씩 박수가 터졌다.

윤 대통령 부부는 행사장에 미리 도착해 오성규·김영관 애국지사를 직접 맞이한 뒤 함께 입장함으로써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들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표시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 남경에서 국권 회복에 헌신한 고(故) 김현수 선생의 후손 김용수 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 5명에게는 정부 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행사 마지막 순서인 만세삼창은 수단 교민을 탈출시키기 위한 '프라미스' 작전에 참여했던 길한빛 공군 대위와 누리호 발사 성공 유공자인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 유동근 배우의 선도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애국지사, 독립유공자와 유족, 주요 공직자와 각계 대표, 주한 외교단, 시민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이화여대는 여러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이화학당 후신이자 광복 이후 한국 최초의 종합대학교 인가를 받은 학교라고 대통령실은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