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도 자유의 나라 되고 싶어서"…동판에 약력·사진과 남긴말 새겨

제78주년 광복절인 15일 제주 여성 독립운동가 최정숙(1902∼1977) 애국지사 생가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졌다.

광복절 맞아 제주 최정숙 애국지사 생가터 표지판 제막
신성학원 총동문회 최정숙기념사업단은 이날 오후 제주시 삼도이동에 있는 최정숙 애국지사 생가터(제주시 관덕로 14-4) 앞에서 생가터 표지판 제막식을 열었다.

제막식에는 유족과 신성여중·고 동문·재학생, 학교 관계자, 도의원,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인 박선희 씨와 김광수 제주교육감의 부인 김순선 씨 등이 참석했다.

생가터 표지판은 가로 30㎝, 세로 40㎝ 크기 동판으로 여기에는 최정숙 지사의 사진과 그가 남긴 말, 약력 등이 담겼다.

최정숙·강평국·고수선 등 제주 여성 독립유공자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념사업단은 2∼3년에 걸쳐 수소문하고 자료를 조사한 끝에 최정숙 지사 생가터를 확인했다.

기념사업단은 "1900년대 초반에 사셨던 분들이 모두 돌아가셔서 확인이 어려웠지만, 1919년 만세운동 당시 일본군에 검거돼 서대문형무소에 구속됐을 때 수형인 명부 기록을 통해 출생지를 제주면 삼도리 948번지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기념사업단은 이번 표지판 제막을 계기로 최정숙 지사의 얼을 세계에 알려 귀감이 되고,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도덕성 등 세계관을 정립하는 데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함께 활동했던 강평국·고수선 지사는 애족장을 받았는데, 최정숙 지사는 그보다 낮은 대통령 표창을 받아 서훈 등급을 올릴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며 도민 사회의 관심을 부탁했다.

유족 대표 최영진 씨는 "제막식을 보며 생전 고모님 모습이 떠올라 매우 감격스럽다"며 "이곳이 애국충정의 마음을 새길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복절 맞아 제주 최정숙 애국지사 생가터 표지판 제막
1902년 제주면 삼도리에서 태어난 최정숙은 1914년 신성여학교 졸업 후 학업을 위해 서울로 떠났다.

1919년 3·1운동 당시 경성여자보통학교에 다니던 그는 학생들을 이끌고 시위행진을 벌이다가 일본 경찰에 검거됐다.

당시 경성여고보 학생 70여명이 체포됐는데, 최정숙 지사는 대표급으로 구속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까지 8개월간 옥고를 치러야 했다.

최정숙은 이후 교사 생활을 하다가 38세에 의학전문학교에 입학, 의사가 돼 도민과 피난민 등을 무료로 치료해주기도 했다.

이후 신성여학교 재건에 앞장서 신성여중고 교장이 돼 여성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으며, 1964년 초대 제주도교육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광복절 맞아 제주 최정숙 애국지사 생가터 표지판 제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