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집중호우로 ‘상습 침수’에 시달리는 서울 구로구 개봉동 개명초교 주변이 10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이곳에서 동의율 60%를 앞세운 주민 주도 방식의 모아타운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상습 침수' 목감천 주변, 1000가구 대단지로 탈바꿈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종합건설업체 리하는 이달 말 개봉동 315의 1 일대 대지 3만2588㎡를 대상으로 한 ‘주민제안형 모아타운 사업계획서’를 구로구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사업 대상지는 서울과 경기 광명을 가르는 목감천 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저층 주거지다. 안양천의 지류인 목감천을 건너는 개명교부터 개웅교 사이 ‘T자’ 모양의 지역이다.

이 일대는 최근 몇 년 새 신축 빌라가 여럿 공급되면서 일반적인 방식의 재개발을 추진하기에는 노후도 기준 충족이 어려워 모아타운 방식을 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아타운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놓은 대표적인 주택 공급대책으로, 소규모 주거지를 하나의 그룹으로 모아 개발하는 방식이다. 모아타운 방식으로 재개발을 진행하면 노후도 조건이 완화되고, 종 상향으로 용적률을 확대할 수 있다. 절차를 줄여 사업을 빨리 추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리하는 대상지의 용도를 현재 1종·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 특별건축구역으로 상향을 추진할 계획이다. 용적률을 기존 200%에서 최대 3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1000가구 이상 대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분양 후 착공해 2027년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리하는 사업을 일반적인 자치구 공모형이 아니라 주민제안형으로 진행한다. 토지 소유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현재 동의율이 60%를 넘어선 상태다. 개봉동 토박이인 김선영 리하 대표는 “작년 12월부터 주민 대상 설명회를 열어 주민의 동의를 구했다”며 “목감천 상습 침수지역에 사는 주민이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커 8개월 만에 동의율 60%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사업지는 남쪽으로 목감천, 북으로 개웅산을 끼고 있다. 서쪽으로 개명초교와 붙어 있다. 광명뉴타운과 가까워 새로 조성되는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까지 걸어서 10여 분 거리로,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