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여당 지도부의 조문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원회 의장,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여당 지도부의 조문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원회 의장,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애도를 표해준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화와 조문을 사양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부친상에도 오는 18일로 예정된 한·미·일 정상회의 등 중요 일정을 차질 없이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尹 도착 20분 만에 별세

윤 교수는 최근 지병에 따른 폐렴 증세가 악화해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주일 전 한 차례 고비를 넘겼지만 결국 별세했다. 15일 오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 행사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행사 직후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해 부친의 임종을 지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뵙고 가려고 윤 대통령이 도착한 지 20분 뒤 부친이 별세했다”며 “윤 교수가 의식이 있을 때 대통령에게 한 마지막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였다”고 전했다.

장례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3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17일 발인을 끝낸 뒤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계획이다.

MB와 ‘캠프데이비드’ 주제로 대화

윤 대통령은 오후 6시께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상주로서 빈소를 지켰다. 특히 전직 대통령 중에는 유일하게 조문을 온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내실에서 별도로 대화를 나눴다. 이 전 대통령은 임태희 경기교육청장, 류우익 서울대 명예교수 등 전 청와대 참모들과 빈소를 찾았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이 이번 주말 방문할 미국 캠프데이비드 등을 주제로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2008년 캠프데이비드를 방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에게 “아랍에미리트 원전과 관련해서 대통령 시절에 어려운 일, 큰일을 해주셨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이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니 슬픔이 클 것이다. 너무 상심이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조의를 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조화를 보냈다.
< 정·관계 인사 조문 행렬 > 윤석열대통령의부친인윤기중연세대명예교수의빈소가마련된서울신촌세브란스병원장례식장에각계인사의조문이이어졌다. 왼쪽부터이명박전대통령, 반기문전유엔사무총장, 한덕수국무총리, 이재명더불어민주당대표. 연합뉴스
< 정·관계 인사 조문 행렬 > 윤석열대통령의부친인윤기중연세대명예교수의빈소가마련된서울신촌세브란스병원장례식장에각계인사의조문이이어졌다. 왼쪽부터이명박전대통령, 반기문전유엔사무총장, 한덕수국무총리, 이재명더불어민주당대표. 연합뉴스

양당 지도부도 조문

각계 인사의 조문도 줄을 이었다. 윤 대통령은 조문 온 인사들과 일일이 대화를 나누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우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여야 지도부가 조문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가 짧게 위로의 말을 건넸고, 대통령은 ‘바쁜데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최재해 감사원장 등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조문했다.

장제원 의원과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등 ‘윤핵관’을 중심으로 여당 의원들도 모습을 나타냈다.

오형주/박주연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