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맞먹는 '명문 학군'…광장동 아파트 중 가장 저평가된 곳
서울 광진구 광장동 ‘현대3단지’ ... 5단지보다 2억 저렴
전문가 “학군·교통·대단지 3박자 갖춘 가성비 ‘갑’ 아파트”

단지 근처 ‘광남초
··고’ 모여있고, 110여개 학원 몰려
광남중 특목고 진학률 7.7%, 광남고는 학업성취도 높아

주차 지옥 가장 큰 단점 리모델링 완료 땐 해소될 듯
“광장동 집값은 오를 때도, 떨어질 때도 폭이 작은 편이에요. 학군 수요가 많아서 가격대가 안정적인 시장이죠.”(광장동 A공인 관계자)
서울 광진구 광장동 현대3단지는 1990년 10월 준공된 아파트다. 현대3단지 전경. 심은지 기자
서울 광진구 광장동 현대3단지는 1990년 10월 준공된 아파트다. 현대3단지 전경. 심은지 기자
서울 광진구 광장동 현대 3단지는 광장동 아파트 가운데 저평가된 단지로 꼽힌다. 총 1056가구에 광남초·중·고 3개 학교가 붙어 있음에도 다른 단지에 비해 매도 호가가 낮다. 중개업소에 나온 현대 3단지 전용 84㎡의 매매 호가는 12억5000만~16억5000만원이다. 인근 현대 5단지 전용 84㎡는 14억8000만~18억5000만원, 현대 10단지 동일 평형은 14억3000만~16억5000만원이다.

저평가된 원인으로는 재건축하기 애매한 준공 연차(1990년 10월)와 용적률(249%), 단지 노후화 등이 꼽힌다. 하지만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입지와 교통, 학군 등을 따지면 가성비가 좋은 아파트”라고 입을 모은다. 가성비 ‘갑’ 광장동 현대 3단지에 대해 알아봤다.

광남 학군, 초··고 모두 단지에 붙어

광장 현대 3단지는 광장동 학군이라 불리는 지역의 한복판에 있다. 단지 정문을 나서면 광남초, 광남중, 광남고가 나란히 붙어 있다.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는 아니지만 도로 하나를 두고 학교가 모여 있어 초품아와 다를 바 없다. 광남중과 광남고는 서울 내에서도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교로 유명하다. 광남중은 특목고 진학률이 7.7%로, 강남구의 웬만한 중학교보다 높은 편이다. 광진구 내에선 대원국제중(27.1%)에 이어 두 번째다. 광남고의 학업성취도 수준(국·영·수, 2018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기준)도 82.6%로, 개포고(82.7%) 경기고(81.8%) 등 강남 8학군과 견줄 정도다.
강남 맞먹는 '명문 학군'…광장동 아파트 중 가장 저평가된 곳
단지 뒤쪽으로는 대규모 학원가가 들어서 있다. 부동산 프롭테크 업체 호갱노노에 따르면 현대 3단지 뒤쪽인 올림픽대교 북단 학원가(광장동, 구의동)에는 116곳의 학원이 자리 잡고 있다. 광진구에서 가장 큰 학원가다. 송파구 오금동(150곳), 잠실동(102곳) 학원가와 가깝다. 전국에서 가장 큰 학원가인 대치동 학원가(929곳)를 이용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거리다.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이 단지로 들어와 고등학교 졸업 후 광장동을 떠나는 학군 수요가 많은 이유다. 학군 수요가 꾸준한 편이기 때문에 역전세 대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덜하다는 설명이다. 광장 현대 3단지는 매맷값과 마찬가지로 전셋값도 주변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전용 84㎡ 기준 6억~8억원 수준이다.
광장현대 3단지는 광남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가 맞닿아 있다. 광남초 입구. 심은지 기자
광장현대 3단지는 광남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가 맞닿아 있다. 광남초 입구. 심은지 기자
다만 장기 거주하는 수요가 많아서 단지 규모에 비해 전세 물건 자체가 많이 나오진 않는다. 실수요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좁은 편이다. 광장동 B공인 관계자는 “연식이 오래돼 내부 수리가 필요한 집이 많기 때문에 수리가 잘되고 깨끗한 집은 전셋값이 시세보다 높더라도 금방 계약이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극동은 재건축 속도 내는데 리모델링 추진

광장 현대 3단지의 경우 재건축 호재가 약하다는 점은 투자자로선 아쉬운 부분이다. 인근 광장동 극동아파트는 지난 6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후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장 극동 1·2차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한다. 1985년 준공된 극동 1차는 448가구, 1989년 준공된 2차는 896가구로, 두 단지를 합쳐 총 1344가구 규모다.
광장현대 3단지는 주차난이 심한 편이다. 단지 내 주차장 모습. 심은지 기자
광장현대 3단지는 주차난이 심한 편이다. 단지 내 주차장 모습. 심은지 기자
광장 현대 3단지는 이미 용적률이 249%에 이르는 만큼 시간이 더 지나더라도 재건축 사업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인근 광장 현대 5단지, 상록타워 등 한강 변 단지와 더불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리모델링 사업이 완료되면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히는 주차난, 단지 노후화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광장 현대 3단지에 사는 이모 씨는 "거주하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가 주차난"이라며 "삼중 주차는 기본이고, 퇴근이 늦어지면 차 세울 공간이 아예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차 문제만 해결해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 개발 호재의 후광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강변역의 동서울터미널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청담동, 삼성동, 잠실동 등이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광장동은 한강을 남쪽으로 바라볼 수 있고,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이 가깝다"며 "학군과 교통 등도 편리한 만큼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좋은 선택지"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