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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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520선까지 밀리며 지난 한 달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코스닥지수도 900선을 이탈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두 시장에서 5000억원가량을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상승 또는 하락 추세로 나뉘는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전체 종목 80% 이상 하락

16일 코스피지수는 1.76% 내린 2525.64에 마감했다. 지난달 저점(10일·2520.7) 부근까지 밀렸다. 코스닥은 2.59% 내린 878.2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937개 중 780개가 하락했다. 코스닥도 전체 종목의 80%가 넘는 1297개 종목이 하락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부동산 리스크, 원·달러 환율 상승,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겹치며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 로봇 등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타는 테마 주식)’ 열풍에 따른 반작용도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업종이 급락했지만 에코프로(-6.4%), POSCO홀딩스(-5.37%), 포스코퓨처엠(-5.41%) 등 2차전지 관련주의 낙폭이 컸다. 주도 종목으로 꼽혔던 반도체, 엔터, 바이오 등도 밀렸다. 통신, 운송, 소비재 등 소수의 내수 업종만 주가가 올랐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1400억원까지 순매도했지만 종가에 매도 물량을 대부분 거둬들이며 19억원 순매도에 그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605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590억원을 순매도하고 코스닥에서 12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는 두 시장에서 각각 3286억원, 584억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떠받쳤다.

◆분기점 놓인 국내 증시

증권업계는 분기점에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주가가 상승 추세로 복귀할 수도 있지만, 추가로 하방 이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으로 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상승 추세의 저점인 120일 이동평균선까지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의 120일선은 2532 부근에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120일선 부근에서 반등하며 상승세를 타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상승 추세가 살아있다면 단기간에 120일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등에 실패한다면 지난 5월 저점인 2450부근까지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향성은 일주일 안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증시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이벤트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 금리에 관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잭슨홀 미팅이 오는 25~27일 열린다. 한국은행 금통위도 24일 예정돼 있다. 국내 반도체 관련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도 23일(현지시간) 발표된다.

증권업계는 증시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2400 근처에서 저점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 하단을 2490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지산 센터장은 “일각의 우려처럼 ‘더블딥(단기 회복 후 재침체)’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라며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어도 경기가 회복한다는 방향성이 바뀌진 않았다”고 말했다.

박의명/배태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