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원료의약업체 국전약품 홍종호 대표 "신약·전자 소재로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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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호 국전약품 대표

원료의약품에서 1000억 넘게 매출 올려
"안정적인 캐시카우, 올해도 성장 예상"

SN바이오사이언스와 조만간 합작법인 설립
'화학물질 합성' 토대로 전자소재 사업도 진출
홍종호 국전약품 대표. /사진=한경 DB
홍종호 국전약품 대표. /사진=한경 DB
"원료의약품에 이어 신약개발, 전자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은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죠. 올해 원료의약품 사업 부문은 10~15%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엔 전자소재 부문에서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국내 대표 원료의약품 꼽히는 국전약품의 홍종호 대표는 16일 경기 안양시 본사에서 한경 마켓PRO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최근 방역 완화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 독감까지 유행하자 국전약품 실적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감기약 처방이 증가하자 원료의약품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쌓아온 '화학물질 합성' 역량을 토대로 전자소재 사업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전약품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59.9% 증가했다. 시장에선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연 매출 12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작년보다 20%가량 매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홍종호 대표는 "감기약 원료 외에도 코로나 확산 시기에 꾸준히 매출을 내는 만성질환 의약품원료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이라면서 "완제의약품 회사들이 개발하고자 하는 트렌드를 미리 파악, 성장률이 높은 상위 제약사들과 대형 품목을 개발하며 원료의약품 부문이 고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캐시카우에 신약개발까지

국전약품은 완제 의약품의 전(前) 단계인 원료의약품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홍종호 대표 부친인 고(故) 홍재원 창업주가 1978년 설립했다. 국전약품은 코로나 시기에 고성장한 기업이다. 2018년 말 연결 기준 649억원이던 매출액은 작년에 1037억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2배 가까이 매출액이 증가한 것이다. 작년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주춤했으나 평균 7%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 중이다.

홍 대표는 신약과 개량신약 개발 등 바이오 영역 진출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면역학 기반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인 샤페론과 공동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HY 209, 누세린)는 임상 1상을 앞두고 있다.

또 개량 신약 연구개발 전문기업인 티에치팜과는 'THP-001 당뇨+고혈압 복합제'를 개발 중이며, SN바이오사이언스와는 합작법인(JV)을 오는 9월 중에 설립해 나노입자 항암제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국전약품은 현재 SN바이오사이언스와 고분자 나노입자 항암제(SNB-101)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SNB-101은 이리노테칸 계열 항암제를 나노 입자화해 전달성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개량신약이다. 나노 기술을 활용하면 정상 세포에는 덜 들어가고 암세포에는 더 많이 들어가 기존 항암제 대비 3~4배까지 투여량을 늘릴 수 있다.

홍종호 대표는 "여타 신약개발사와 달리 원료의약품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한 상태에서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블록버스터 품목의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의약품(제네릭) 시장이 열리는데, 우린 주요 완제사와 장기적인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국전약품 매출액에서 원료의약품 차지하는 비중은 97%에 달한다.

전자소재 신사업 추진도…생산공장 가동

국전약품은 안정적인 원료의약품 사업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원료의약품과 신약 개발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의 전자소재 영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원료의약품과 전자소재는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엄격한 GMP(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 관리 경험 등 유기합성 분야에 경험이 많은 연구인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니즈에 맞춘 소재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전약품이 충북 음성에 설립한 소재 전자소재 생산공장. /사진=국전약품
국전약품이 충북 음성에 설립한 소재 전자소재 생산공장. /사진=국전약품
국전약품은 최근 500억원을 투자한 충북 음성 전자소재 생산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생산공장은 이달 17일부터 가동된다.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 중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시제품을 생산해 디스플레이 기업부터 2차전지 전해액 등 소재 기업과의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홍 대표는 내년부터 전자소재 부문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일본 등 해외 의존도가 높던 일부 소재를 국산화로 개발하거나, 원료의약품 제조 기술력을 토대로 소재 내 불순물 정제 등 난도가 높은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최신식 설비, 공정 자동화로 인해 소재 생산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오버행 우려에…"과잉 물량 나오지 않도록 대응"

일각에서 우려하는 오버행 우려와 관련해선 시장에 과잉 물량이 나오지 않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전약품은 지난해 전자소재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6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CB의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9월 16일부터 2027년 8월 16일이다. 전환가액은 조정받으며 6419원이다. 국전약품 현 주가(7130원)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홍종호 대표는 "650억원 규모의 CB가 시장에 한번에 풀리지 않도록 CB 위탁운용사(GP) 소통하고 있다"면서 "향후 CB투자자 대상으로 음성 전자소재공장 실사 등 적극적인 기업활동(IR)을 통해 해 성장성을 더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