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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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인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실신해 의식 불명에 빠졌던 세무공무원이 결국 숨졌다.

17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 A씨가 전날 사망했다. 지난달 24일 오후 세무서를 찾은 여성 민원인을 상대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지 24일 만이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오산장례문화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8일이다.

A씨는 사고 당일 법적 요건이 안돼 부동산 관련 서류를 발급받지 못한 민원인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민원인은 쓰러진 A씨를 보고도 "쇼하지 말라"는 등 조롱 섞인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사건 이후 악성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국세청은 전국 세무서 민원 봉사실에 녹음기를 일괄 보급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외부 민원에 응대하는 과정에서 직원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고인의 남편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힘든 민원실 업무에도 힘든 내색을 한 번도 하지 않던 아내였다"며 "아내가 그렇게 될 줄 알았다면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줄 걸 그랬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