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와 21세기가 공존하는 나라… 인도를 아시나요 [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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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인도
김기상 지음
클라우드나인
296쪽 | 2만원
김기상 지음
클라우드나인
296쪽 | 2만원
인도는 뭔가 애매하게 느껴지는 나라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인도 수도 뉴델리의 인디라간디 국제공항까지 비행기를 타면 7시간 반이 걸린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짧은 거리지만, 일본이나 동남아만큼 가깝지는 않다. 시차 역시 크지도 작지도 않은 3시간 30분. 카레와 요가는 이미 친숙하고 타지마할에 가 본 사람도 꽤 많지만 인도에 대해 그 이상으로 아는 것은 별로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런 인도가 근래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과거 식민 모국이었던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올랐고, 인구 수에서는 지난달 중국을 넘어 세계 1위가 됐다. 인도는 과연 어떤 나라일까.
<진격의 인도>는 국제 무대의 중심으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는 인도로 독자를 안내한다. 카레 얘기, 요가 얘기, 타지마할 얘기는 없다. 오로지 경제와 산업, 기업과 기업인에 초점을 맞춰 인도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한국수출입은행 뉴델리대표부 수석대표다. 인도에서 3년여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 경제의 현황을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훑어 내려간다. 인도가 몇 년 후 세계 몇 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식의 뜬구름 잡는 얘기만 늘어놓지 않는다. 인도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기업은 어디인지, 그 기업들을 창업하고 경영해 온 사람들은 누구인지, 지역별로는 어떤 산업이 잘 되고 있는지 등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짧게는 30년에서 길게는 3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인도 주요 기업의 역사를 서술한 대목에서는 이 나라가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인도 최대 부자인 암바니 가문의 후계를 둘러싸고 벌어진 무케시 암바니와 아닐 암바니 두 형제의 다툼은 한국 대기업에서도 종종 보는 ‘형제의 난’과 다를 것이 없어 웃음이 피식 나오게 한다.
현지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인이나 기업 담당자가 참고할 만한 내용도 있다. 인도 기업과 협상할 때는 초기 단계부터 고위직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고, 인도 측 관계자가 좋아하는 크리켓팀에 대해 미리 알아두면 좋다는 등의 내용이다.
책 제목이 주는 인상과는 조금 다르게 저자는 인도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내세우지는 않는다. 불과 2㎢ 안에 무려 100만명이 거주하는 뭄바이의 다라비 빈민가는 낙후하고 불평등한 인도를 상징한다. 14억 인구 중 소득세를 내는 사람이 1억명도 안 될 만큼 조세 체계도 부실하다. 인도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불투명한 행정과 부패한 정부, 예측하기 힘든 사법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비싼 수업료를 치르곤 한다. 그런 반면에 유니콘 기업이 100개가 넘어 미국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나라가 인도다.
이런 인도를 일러 저자는 ‘17세기와 21세기가 공존하는 나라’라고 한다. 뭐라고 규정하든 대한민국 면적의 33배, 인구 14억의 코끼리 같은 이 나라는 글로벌 경제의 중심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고 있다.
유승호 기자
그런 인도가 근래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과거 식민 모국이었던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올랐고, 인구 수에서는 지난달 중국을 넘어 세계 1위가 됐다. 인도는 과연 어떤 나라일까.
<진격의 인도>는 국제 무대의 중심으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는 인도로 독자를 안내한다. 카레 얘기, 요가 얘기, 타지마할 얘기는 없다. 오로지 경제와 산업, 기업과 기업인에 초점을 맞춰 인도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한국수출입은행 뉴델리대표부 수석대표다. 인도에서 3년여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 경제의 현황을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훑어 내려간다. 인도가 몇 년 후 세계 몇 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식의 뜬구름 잡는 얘기만 늘어놓지 않는다. 인도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기업은 어디인지, 그 기업들을 창업하고 경영해 온 사람들은 누구인지, 지역별로는 어떤 산업이 잘 되고 있는지 등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짧게는 30년에서 길게는 3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인도 주요 기업의 역사를 서술한 대목에서는 이 나라가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인도 최대 부자인 암바니 가문의 후계를 둘러싸고 벌어진 무케시 암바니와 아닐 암바니 두 형제의 다툼은 한국 대기업에서도 종종 보는 ‘형제의 난’과 다를 것이 없어 웃음이 피식 나오게 한다.
현지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인이나 기업 담당자가 참고할 만한 내용도 있다. 인도 기업과 협상할 때는 초기 단계부터 고위직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고, 인도 측 관계자가 좋아하는 크리켓팀에 대해 미리 알아두면 좋다는 등의 내용이다.
책 제목이 주는 인상과는 조금 다르게 저자는 인도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내세우지는 않는다. 불과 2㎢ 안에 무려 100만명이 거주하는 뭄바이의 다라비 빈민가는 낙후하고 불평등한 인도를 상징한다. 14억 인구 중 소득세를 내는 사람이 1억명도 안 될 만큼 조세 체계도 부실하다. 인도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불투명한 행정과 부패한 정부, 예측하기 힘든 사법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비싼 수업료를 치르곤 한다. 그런 반면에 유니콘 기업이 100개가 넘어 미국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나라가 인도다.
이런 인도를 일러 저자는 ‘17세기와 21세기가 공존하는 나라’라고 한다. 뭐라고 규정하든 대한민국 면적의 33배, 인구 14억의 코끼리 같은 이 나라는 글로벌 경제의 중심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고 있다.
유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