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취약한 어종 중심…남해안 지자체, 현장 대응 강화
뜨거워진 바다…경남 양식장 어류 집단 폐사, 우럭 피해 집중
연일 폭염으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경남 남해안 양식장에서 어류 집단 폐사가 시작돼 양식어가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통영시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고수온으로 인한 어류 폐사 민원이 수십건 접수됐다.

폐사 어종은 대부분 조피볼락(우럭)이다.

시는 아직 정확한 피해상황을 집계하지 못했지만, 수백에서 수천마리가 폐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럭은 수온이 낮은 곳에 사는 한대성 어종으로, 수온이 26도 이상이 되면 움직임이 느려지고 폐사하기 시작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통영 두미도 해안 수온은 27.7도를 기록 중이다.

이는 평년 수온 26.3도보다 1.4도, 지난해 수온 23.2도보다는 4.5도나 높은 수치다.

바닷물 1도 차이는 바깥 기온 약 4도와 맞먹는 것을 고려하면 양식장 어류의 고수온 피해 우려는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남해 연안에는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고수온 주의보는 수온이 28도에 도달하거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통영시도 피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통영에는 417어가 115개 양식장에서 볼락과 돔, 쥐치 등 약 1억2천700마리를 양식 중이다.

이 중 우럭이 약 60%를 차지해 고수온 피해 우려가 큰 상황이다.

천영기 시장도 지난 16일 우럭 폐사가 우려되는 산양읍 가두리 양식장을 방문해 피해 현장을 확인했다.

뜨거워진 바다…경남 양식장 어류 집단 폐사, 우럭 피해 집중
양식장 업계는 최근 태풍 '카눈'이 지나가면서 수온에 생긴 온도 변화가 어류 폐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이 오기 전에는 표층(1∼2m, 26∼27도)과 중층(5∼6m, 21∼22도) 간 수온 차이가 있어 어류들이 중층 쪽으로 내려가 고수온에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태풍 후 표층과 중층이 섞여 수온 차이가 사라지고 고수온까지 겹치면서 폐사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통영시 욕지도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한상봉(56)씨는 "태풍 이후에 고수온이 발생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하면 폐사량이 훨씬 늘었다"며 "올해는 미리 대비한다고 했는데 이 정도까지 될 줄은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시는 다음 주부터 어류 폐사 관련 피해를 정식 접수해 현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양식장에 산소발생기 등 고수온 대응 장비를 가동하고 사료량을 조절하는 등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며 "선제 예찰 활동과 어업 현장 지도를 더욱 강화해 고수온 어류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