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일본이 오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3국 대연합의 신기원을 열게 됐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 ‘캠프 데이비드 정신’ ‘역내 협의 강화에 대한 정치적 약속’ 등 3개 문건은 안보와 경제에 걸친 21세기 신국제질서 형성에 기여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번 회의는 큰 틀에서의 의미뿐 아니라 각론 내용 하나하나도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3국은 경제와 안보에서 위협이 발생하면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점을 명백하게 천명했다. 각국의 국익에 직결되는 사안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대외 메시지를 함께 조율하면서 공조에 나서는 것이다. 단순히 군사적 협력뿐 아니라 공급망 문제를 비롯한 경제로 안보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것도 의미가 작지 않다. 그런 노력을 문서화해 공식화했다는 것 역시 이번 회의의 큰 성과일 것이다.

한국과 미국 고위 관계자들 브리핑을 종합해보면 한·미뿐 아니라 한·미·일이 동맹에 준하는 강력한 협력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발전 비전을 공유하면서 3국 간 경제 협력까지 강화한다면 기존의 쿼드(미국 인도 호주 일본의 협력체계)보다 강력한 안보 협력체가 될 수 있다. 핵과 미사일의 무력 도발 수위를 한껏 높여온 북한의 무모한 모험주의와 중국·러시아의 패권 행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동북아 지역의 실질적 안보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이번 3국 회의 전과 후 안보 지형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제 군사·외교와 산업·경제에서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하나하나 잘 갖춰나가는 게 중요하다. 반도체를 필두로 인공지능(AI)·사이버·에너지에 걸쳐 공급망 안전과 산업기술 발전에서의 협력 강화로 공동의 이익을 증대할 협의 과제가 적지 않다. 통화스와프 등 금융 협력도 기대된다.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를 갖추기로 한 판에 일본 자체의 안보력 강화나 한·일 간 국방 협조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행태는 대승적 차원에서 지양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이번 회의의 의미를 바로 보게 해야 한다. 향후 미·일의 대북한 메시지도 의미 있겠지만, 우리 정부의 확고한 대북정책이 중요하다. 올 들어 아사자가 2배 늘고 탈북자는 3배 늘어난 판에도 김정은 정권은 무력 도발에 매달린다. 야권에서는 이런 북한을 계속 감싸는 게 우리 현실이다. 더 이상의 도발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북한이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