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결속 맞물려 북중러도 더 뭉칠 수도…중국 반발·북러 군사밀착 우려
한미연합연습 기간 겹쳐 北도발 가능성 증폭…대중·대러관계 관리는 숙제
[한미일 정상회의] 3국 협력 격상…북중러와 대립 구도는 더 선명해져
한미일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협력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북중러와의 대립 구도는 더욱 선명해졌다.

한미일 정상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데 이어 중국에 대해서도 한층 선명한 견제 목소리를 냈다.

3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에 의한 남중국해에서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언급하며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중국을 직접 지목하는 한편 중국이 내정이라 주장하는 대만문제에 대해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남중국해와 대만문제는 모두 중국이 극히 민감해하는 이슈여서 격한 반발이 우려된다.

중국은 그렇지 않아도 정상회의 전부터 3국의 군사협력 강화를 두고 "아시아 지역에 작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만들려는 것"(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 왔다.

한미일이 뭉치는 것과 맞물려 북중러 연대도 강화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특히 최근 가시화하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러 간 '밀월 관계'가 짙어지는 가운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7·27 열병식을 계기로 방북해 무장장비전시회와 열병식을 참관하자 양국이 실질적인 군사 협력을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곧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하며 "대(對) 러시아 무기 세일즈"에 나선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에 연합군사훈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자위(自衛)를 강조하며 '혈맹'이라는 중국을 비롯해 어떤 나라와도 연합훈련을 하지 않는 북한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북러 간 군사 밀착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러시아 핵·미사일 기술의 북한 이전 우려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정상회의] 3국 협력 격상…북중러와 대립 구도는 더 선명해져
북한의 도발 양상도 한층 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21일 시작되는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와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한 불만을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로 표출할 수 있다.

북한은 한미일 정상회의를 코앞에 둔 지난 18일 밤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전략정찰기가 동해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했다면서 "물리적 대응"을 운운하며 위협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만간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응해서 북한의 다양한 방식의 대응이 있을 수 있다"면서 "특히 북중·북러 간에 다양한 방식의 군사적 협력 대응이 나올 텐데 연말까지는 정세가 상당히 불안정하게 흐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제사회의 신냉전 구도 속에 한미일·북중러의 진영 간 결속 흐름을 거스르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갈수록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미국의 확장억제에 기댈 수밖에 없고, 한미일 군사협력 또한 든든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그렇다 쳐도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두 나라와의 관계에선 갈수록 부담이 쌓이는 형국이어서 외교적으로 치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일 정상회의] 3국 협력 격상…북중러와 대립 구도는 더 선명해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