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OE "왕의 법칙" 큰소리치더니…삼성, '경고'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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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하이디스 인수 계기
한국 기술 따라하며 성장
무어의 법칙, 황의 법칙 본따
'왕의 법칙' 주장하며 자신감
스마트폰 OLED 패널에서 고전
삼성 특허 도용 의혹 커져
삼성 '강경 대응' 입장 천명
한국 기술 따라하며 성장
무어의 법칙, 황의 법칙 본따
'왕의 법칙' 주장하며 자신감
스마트폰 OLED 패널에서 고전
삼성 특허 도용 의혹 커져
삼성 '강경 대응' 입장 천명
BOE. '징둥팡'으로도 불리는 이 중국 기업은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1위에 올라있다. BOE의 선전 덕분에 중국의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기준 42.5%로 한국(36.9%), 대만(18.2%), 일본(2.1%)보다 높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저가 물량 공세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밀어냈다. 노골적인 한국 기술 베끼기와 중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지원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BOE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보다 TV용 LCD 패널을 제품을 싸게 팔았다. 정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서히 시장을 잠식해 들어갔다. 2010년 1.7%에 불과했던 9인치 이상 LCD패널 시장의 BOE 점유율은 2012년 5.5%를 기록했고 2015년엔 12.1%까지 올랐다. 그리고 2017년 21.5%를 기록, 삼성과 LG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은 LCD 사업을 아예 그만뒀고 LG는 국내 대형 LCD 패널 사업을 접었다.
왕의 법칙의 '왕'은 BOE 창업자로 중국 디스플레이의 대부로 불리는 왕동성 전 회장의 주장이다. 왕 전 회장은 현재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 에스윈에서 일하고 있다. BOE가 왕 회장을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텔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의 반열로 끌어올린 것이다. BOE 관계자는 "2022년 말 기준 디스플레이 패널 4개 중 하나는 BOE의 제품"이라며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TV 등에서 출하량, 시장점유율 1위다"라고 말했다. BOE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분야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형은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을 지키려는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과 잠식하려는 BOE 간 경쟁이 치열하다.
BOE가 아직까진 큰 성과를 못 내는 모습이다.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기술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의 아이폰용 OLED 디스플레이 납품 경쟁이다. BOE는 아이폰 14 때 OLED 패널 납품에 성공했다. 하지만 프로, 프로맥스 같은 프리미엄 아이폰 모델이 아닌 수리용 패널을 주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께 출시 예정인 아이폰 15와 관련해선 최근 "BOE가 애플의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실패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도용한 특허엔 삼성디스플레이의 자랑인 '다이아몬드 픽셀' 기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픽셀은 삼성디스플레이가 2013년 갤럭시S4에 처음으로 적용한 픽셀 구조다. 인간의 눈이 적색, 녹색, 청색 중 녹색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데 착안해 녹색 소자 크기를 가장 작게 만들고 가장 촘촘히 분포시켜 색상을 가장 잘 살려내는 기술이다. 45도 대각선 방향으로 화소를 배열한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특허를 침해한 패널을 사용하지 않게 해달라"며 미국 부품 업체들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지난 6월엔 직접 BOE를 겨냥해 "스마트폰용 OLED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텍사스주 동부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BOE가 자국 법원에 "삼성이 자사 OLED 기술을 베꼈다"며 소송을 내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현재까지 BOE는 이날 삼성전자의 경고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3'에서 BOE 관계자는 기술력을 강조했다. 그는 "BOE가 출원한 특허는 8만건에 달한다"며 "지난 7년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 톱 10개 기업에 꼽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한국 기업 '하이디스' 헐값에 인수
대표적인 사례가 '하이디스' 인수다. 하이디스는 옛 현대전자 TFT LCD사업부다. 현대전자는 김대중 정부 당시 '빅딜' 정책에 따라 15조원을 들여 LG반도체를 인수했지만, 반도체 경기침체로 위기를 맞았다. 채권단은 LCD사업부 분리매각을 추진했고 이때 분사한 LCD사업부가 하이디스다. 2002년 하이디스는 4500억원 헐값에 BOE에 팔렸다. 인수대금은 대부분 중국 정부에서 나왔다고 한다. 당시 만년 적자 기업이었던 BOE는 하이디스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하이디스의 기술력을 고스란히 흡수한 결과다. BOE의 전략은 1990년대 후반 삼성의 전략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황과 관계없이 지속해서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어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2007년 9월엔 쓰촨성 청두에 생산라인을 설립했다. 허페이, 충칭 등에도 공격적으로 생산 거점을 만들었다. 2010년까지 총투자액이 20조원에 달할 정도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중국 정부 지원에 기대 버텼다.BOE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보다 TV용 LCD 패널을 제품을 싸게 팔았다. 정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서히 시장을 잠식해 들어갔다. 2010년 1.7%에 불과했던 9인치 이상 LCD패널 시장의 BOE 점유율은 2012년 5.5%를 기록했고 2015년엔 12.1%까지 올랐다. 그리고 2017년 21.5%를 기록, 삼성과 LG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은 LCD 사업을 아예 그만뒀고 LG는 국내 대형 LCD 패널 사업을 접었다.
한국 기술 따라하고 있지만 OLED에서 고전
BOE는 '왕의 법칙'이란 용어까지 만들어내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등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3'에서 키노트 연사로 참석한 BOE 관계자는 "반도체에 무어의 법칙, 황의 법칙이 있는 것처럼 BOE에는 '왕의 법칙'이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3년 주기로 50% 하락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 성능을 2배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왕의 법칙의 '왕'은 BOE 창업자로 중국 디스플레이의 대부로 불리는 왕동성 전 회장의 주장이다. 왕 전 회장은 현재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 에스윈에서 일하고 있다. BOE가 왕 회장을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텔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의 반열로 끌어올린 것이다. BOE 관계자는 "2022년 말 기준 디스플레이 패널 4개 중 하나는 BOE의 제품"이라며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TV 등에서 출하량, 시장점유율 1위다"라고 말했다. BOE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분야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형은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을 지키려는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과 잠식하려는 BOE 간 경쟁이 치열하다.
BOE가 아직까진 큰 성과를 못 내는 모습이다.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기술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의 아이폰용 OLED 디스플레이 납품 경쟁이다. BOE는 아이폰 14 때 OLED 패널 납품에 성공했다. 하지만 프로, 프로맥스 같은 프리미엄 아이폰 모델이 아닌 수리용 패널을 주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께 출시 예정인 아이폰 15와 관련해선 최근 "BOE가 애플의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실패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삼성 자랑 '다이아몬드 픽셀' 특허 도용 의혹
글로벌 디스플레이업계에선 수리용 OLED 패널과 관련해서도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의 특허를 도용했다'는 평가가 확산하고 있다. 공식 서비스센터가 발달해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사설' 수리업체들이 많다. BOE가 사설 수리업체들에 아이폰용 OLED 패널을 공급하는데, 이 패널 생산 때 삼성디스플레이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도용한 특허엔 삼성디스플레이의 자랑인 '다이아몬드 픽셀' 기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픽셀은 삼성디스플레이가 2013년 갤럭시S4에 처음으로 적용한 픽셀 구조다. 인간의 눈이 적색, 녹색, 청색 중 녹색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데 착안해 녹색 소자 크기를 가장 작게 만들고 가장 촘촘히 분포시켜 색상을 가장 잘 살려내는 기술이다. 45도 대각선 방향으로 화소를 배열한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특허를 침해한 패널을 사용하지 않게 해달라"며 미국 부품 업체들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지난 6월엔 직접 BOE를 겨냥해 "스마트폰용 OLED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텍사스주 동부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BOE가 자국 법원에 "삼성이 자사 OLED 기술을 베꼈다"며 소송을 내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초강경 대응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7일 열린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이례적으로 BOE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최근 들어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당사 경쟁력의 근간인 지적 자산에 대한 도용 및 침해 행위가 늘어나고 있다"며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법적 제재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허 침해는 단순히 개별 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 경쟁의 룰과 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린다"며 "기술 자산 보호와 건강하고 공정한 산업 생태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현재까지 BOE는 이날 삼성전자의 경고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3'에서 BOE 관계자는 기술력을 강조했다. 그는 "BOE가 출원한 특허는 8만건에 달한다"며 "지난 7년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 톱 10개 기업에 꼽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