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사진=뉴스1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사진=뉴스1
증시 부진 속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가에선 최근 미국의 금리상승과 중국 경기 부진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반대매매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어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5570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초 16조5310억원 수준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들어 4조원 넘게 늘었다. 지난달 말(19조7380억원)보다는 8190억원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고가 10조6470억원으로 올해 가장 많았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잔고는 9조9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대비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고 증가율(5.8%)이 코스닥시장 증가율(2.3%)보다 높았다.

전문가들은 통상 약세장에서 신용잔고가 늘어나는 건 흔치 않은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실적 호전주보단 이차전지 등 테마성 종목을 중심으로 한 투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8월 1~18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4.9%, 6.3% 하락한 데다 에코프로(-10.9%), 에코프로비엠(-25.5%), POSCO홀딩스(-14.5%) 등 이차전지 종목 주가가 일제히 내렸지만, 이차전지 종목이 전체 신용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체 시장의 신용잔고 중 POSCO홀딩스(7470억원)의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퓨처엠(4030억원)이 두번째로 많았고, 에코프로비엠(3120억원), 엘앤에프(2910억원), 에코프로(2300억원)가 각각 4위와 5위, 7위를 기록했다.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합산 신용잔고는 전체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의 10%를 차지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엘앤에프 3종목의 신용잔고는 총 8330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신용잔고 비중이 8%에 달했다. 이달 POSCO홀딩스는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라 삼성전자 다음으로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나타났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