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내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이 4조원어치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설정일 대비 50~65%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홍콩H지수는 2021년 고점 대비 반토막 나 있어 당시 발행된 상품의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행된 홍콩H지수 ELS 가운데 4조670억원어치의 만기가 6개월 내 돌아온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지수 ELS의 만기는 보통 3년이기 때문에 이들 ELS의 발행 시기는 2020년 8월부터 2021년 2월까지가 많다.

홍콩H지수는 당시 고점을 찍고 최근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21년 2월 17일 단기 고점부터 최근 거래일(8월 18일)까지 이 지수의 하락 폭은 49.73%에 달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가장 문제가 되는 ELS는 2021년 1~2월 발행된 물량으로 당시 발행 기준가가 매우 높아 최근 조기 상환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며 “이들의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초에는 대거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화권 펀드의 수익률도 급락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억원을 넘는 중화권 펀드의 2년 전 대비 수익률은 지난 17일 기준 -45.15%다. 일부에서는 조정받은 지금 ‘저점 매수’해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최근 발행된 홍콩H지수 ELS가 손실권에 들어가려면 지수가 현재 대비 50~65% 추가 하락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