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주춤한 상황에서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는 더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5570억원(17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최대 규모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린 뒤 변제하지 않은 금액이다. 이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음을 뜻한다.

연초 16조5310억원이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 들어 4조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달 말(19조7380억원)과 비교하면 8190억원 늘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액이 10조6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10조590억원) 대비 5880억원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잔액은 9조9100억원으로 지난달 말(9조6790억원)보다 2310억원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액 증가율(5.8%)이 코스닥시장(2.3%)보다 높았다.

종목별로는 포스코홀딩스의 신용잔액이 747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포스코퓨처엠이 4030억원으로 두 번째였다. 이어 에코프로비엠(3120억원) 엘앤에프(2910억원) 에코프로(2300억원) 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이 각각 4위와 5위, 7위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수요가 좋지 않고 기업의 실적 회복이 지연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실적호전주를 발굴하기보다 2차전지 등 테마성 종목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테마성 종목은 대외 변수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큰 손실로 반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