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과 인도양의 길목에 자리 잡은 호주 최북단 항구도시 다윈. 최고 30도 열대기후를 보이는 다윈은 천연가스, 희토류 등 천연자원의 메카로 통한다.

SK E&S, 호주서 LNG 생산하며 탄소 포집
다윈 시내에서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다윈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 터미널 안에는 아파트 14층 높이(36m)의 이산화탄소 포집설비 2대가 우뚝 솟아 있다. 다윈 터미널은 2006년부터 500㎞ 떨어진 동티모르해 ‘바유운단 가스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져오고 있다. 이후 포집 설비를 통해 가스 안에 있는 이산화탄소 등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다윈터미널에서는 연 370만t(한국 연간 LNG 소비량의 8.2% 수준)의 천연가스가 LNG 형태로 수출된다.

다윈 LNG 터미널은 천연가스 개발과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의 ‘허브’가 될 전망이다. SK E&S는 2020년 호주 에너지기업 산토스로부터 다윈 LNG 프로젝트 지분 25%를 3억9000만달러(약 3452억원)에 인수해 이곳에서 저탄소 LNG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올해 말 바유운단 가스전이 생산을 종료하면 다윈에서 약 380㎞ 떨어진 칼디타-바로사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가져올 예정이다. 2025년 상업화가 목표다. 이때 천연가스 처리 과정에서 나올 이산화탄소는 고갈된 바유운단 가스전으로 보내 약 3㎞ 사암층 아래 저장한다. 바유운단 가스전은 연간 약 10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힝클리 산토스 청정에너지 및 개발담당 이사는 “바유운단의 가스 파이프라인은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배관으로 재활용된다”며 “기술적 장벽은 다 극복한 상태”라고 말했다.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LNG는 국내로 들어와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SK E&S는 충남 보령LNG터미널 인근 지역에 들어설 블루수소 플랜트에서 2026년부터 연간 25만t의 블루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포집 후 전용 수송선을 통해 호주 바유운단 가스전에 저장된다.

호주 정부도 프로젝트에 적극적이다. 니콜 매니슨 호주 북준주 부총리는 “연방정부와 함께 다윈의 LNG 터미널과 바로사 가스전 사업을 지지하며, 이런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과 함께 CCS에서 리더가 되고자 한다”고 했다.

다윈(호주)=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