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화형·근거리 무선 결제 도입한다..."농촌 디지털 인프라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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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 및 오프라인 디지털 결제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디지털 인프라를 빠르게 확장해 도시와 농촌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20일(현지시간) 딜립 아스베 인도 국립결제공사(NPCI)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화형 결제 시스템 도입이 향후 몇 달 안에 도입될 것”이라며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 대도시 외곽에서의 디지털 결제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도 중앙은행(RBI)는 이달 대화형 및 오프라인 결제 방식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인프라가 약한 농촌 지역에서도 소비자들이 빠르고 편하게 디지털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골자다. 국립결제공사는 인도의 모바일결제시스템(UPI)을 관리하는 국영 기관이다.
대화형 방식이 도입되면 모바일결제시스템(UPI) 사용자는 휴대폰을 통해 말로 송금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지시는 AI 기반 음성 인식을 통해 입력되고 처리된다. 또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 적용돼 인근에 있는 두 대의 휴대폰을 연결하면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곳에서도 모바일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인도 마드라스 공과대학에서 개발한 오픈소스 AI 언어 모델을 사용하며 우선 영어와 힌디어로 적용되다 향후 다른 언어로 확대될 예정이다.
인도는 2016년 UPI를 도입했다. 인도의 경제는 본래 현금 기반으로 금융 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는 거래가 많았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이를 공식 금융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현금 없는 결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인도의 디지털 거래 시장은 급성장해 현재 약 3억5000만명의 사람들이 모바일 결제 및 송금 등에 UPI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거래규모는 100억건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났다. 그러나 농촌 및 빈곤 지역에서는 모바일 결제 자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인구 1위 대국인 인도에서 도시와 농촌의 디지털 격차 해소는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도농 간 디지털 접근성이 극명하게 차이가 나고, 문맹인 인구가 많아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현재 인도인 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는 절반 미만이며 문맹인 성인 인구 수는 3억명으로 세계 최대다. 농촌 가구 중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가구는 전체의 15% 뿐이다.
인도에서 쓰이는 언어가 많은 점도 언어 인식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28개주 연방국가인 인도에서 쓰이는 언어는 수백 가지에 이른다. 기술 컨설팅 기업 컨버전스 카탈리스트의 공동 설립자 자얀트 콜라는 인도의 여러 언어를 결제 시스템이 모두 인식하면서 인도 전역에서 대규모로 작동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인프라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 등 제도적 대책 마련은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 등 개인 정보 외에도 음성 등 생체 정보는 침해되거나 악용될 경우 부작용이 클 수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