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기업 사이에서 2분기 희비가 엇갈렸다.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가 각각 매출과 판매 대수에서 1위를 유지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르노그룹은 수익성 개선엔 성공했지만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작년보다 40% 이상 늘어난 33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영토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판매량 도요타, 매출 폭스바겐 1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 1~3위 '건재'…떠오르는 테슬라
도요타는 지난 1일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1290억엔(약 1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늘었다”고 발표했다. 도요타 매출은 이 기간 24% 증가한 10조5468억엔(약 97조2000억원), 순이익 역시 78% 늘어난 1조3113억엔(약 12조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도요타(렉서스 포함)의 생산량은 254만 대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도요타그룹 전체(히노자동차와 다이하쓰공업 포함)의 상반기 자동차 판매 대수는 작년 동기보다 5.5% 늘어난 541만9000대로 4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 부족 문제가 완화돼 생산이 회복되는 가운데 엔화 약세로 판매가 더 늘었다”고 분석했다.

폭스바겐 그룹 역시 2분기에 자동차 232만 대를 팔아 매출 801억5900만유로(약 112조8200억원), 영업이익은 56억유로(약 7조8800억원)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매출액으로는 세계 1위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2%, 24.7% 늘어났다. 폭스바겐그룹은 벤틀리, 포르쉐, 아우디, 람보르기니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기아는 2분기에 자동차 186만 대(현대차 105만9713대·기아 80만7772대)를 팔아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42조2497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은 4조2379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아는 매출 26조2442억원과 영업이익 3조403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역대 최고 실적이다. 그룹 실적을 합산하면 매출 68조2921억원, 영업이익 7조6427억원이다.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상대적으로 고가인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밀려나는 GM·르노, 떠오르는 테슬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 1~3위 '건재'…떠오르는 테슬라
스텔란티스는 2분기에 556억유로(약 81조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 영업이익 총 135억유로(약 19조6500억원)의 깜짝 실적을 냈다. 그러나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140만여 대로 지난해보다 12%나 줄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앵이 합병해 2021년 탄생한 이 회사는 프랑스의 푸조와 미국의 지프를 비롯해 닷지·램·알파로메오 등 이른바 ‘중소 브랜드 연합군’으로 불린다.

GM은 2분기에 매출 447억달러(약 59조8533억원)를 냈고,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개선된 26억달러(약 2조4800억원)를 기록했다. 르노는 상반기를 그룹 전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113만4000대에 그쳤다.

반면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 등 몇 개 안 되는 차종으로 2분기에 249억3000만달러(약 33조3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169억3000만달러보다 47% 증가한 실적이다. 순이익은 GM보다 높은 27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세계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에 사활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BYD와 SAIC 등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자국 외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기존 기업들은 휴대폰 시장의 노키아와 모토로라처럼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요타는 현재 자동차 시장 1위지만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미국 GM과 스텔란티스 등은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에 발목이 잡힐 위기다. 미국자동차노조(UAW)는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근로자의 임금을 기존보다 46% 인상하고 주 근로 시간은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단축하는 안을 내놨다. 기존 연금 복원 및 생활비 인상, 퇴직자 복리후생 개선 등을 요구사항에 넣었다.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의 노조 소속 근로자는 약 15만 명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