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e스포츠 미드라이너 쵸비(정지훈). 사진 제공=LCK
젠지 e스포츠 미드라이너 쵸비(정지훈). 사진 제공=LCK
젠지 e스포츠가 또 한 번 T1을 꺾고 2023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로써 젠지는 지난 2022 LCK 스프링부터 3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젠지는 LCK 역사상 T1(2015 스프링-2016 스프링, 2019 스프링-2020 스프링), 디플러스 기아(2020 서머-2021 서머)에 이어 세 번째로 소위 ‘쓰리핏’을 달성하며 새로운 왕조를 건설했다.

‘젠지 왕조’의 서막을 알리듯 경기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젠지는 T1을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으로 완파했다. 지난 12일 열린 플레이오프 3라운드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진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었다. 젠지는 지난 2022 스프링부터 T1과 4번 연속 결승전을 치렀고 그중 2022 스프링을 제외한 3번을 연속해서 승리하며 ‘T1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젠지의 미드 라이너 쵸비(정지훈)는 이날 눈부신 활약으로 생애 첫 결승전 파이널 MVP에 선정됐다. 1세트에는 탈리야를 통해 다른 라인에 영향력을 뿌리며 팀의 성장을 도왔고 2세트에는 사일러스를 통해 성장해 한타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3세트에선 크산테를 꺼내 들어 시종일관 상대 미드 라이너인 페이커를 압박했고 위기의 순간에 상대 딜러를 넘기는 멋진 스킬 활용으로 3 대 0 완승을 이끌었다.
LCK 3연속 우승을 달성한 젠지 선수들. 사진 제공=LCK
LCK 3연속 우승을 달성한 젠지 선수들. 사진 제공=LCK
2022년 서머 시즌 데뷔 첫 LCK 우승을 달성하며 ‘무관의 한’을 풀었던 쵸비는 올해 여름에는 ‘파엠의 한’마저 해소했다. 강력한 무력으로 유명했지만 우승과는 연이 없었던 그는 작년과 올해 3연속 우승으로 ‘젠지 왕조’ 건설을 이끌었다.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미드 라이너’ 자리에 오르며 ‘쵸패왕’이란 별명에 걸맞은 커리어를 쌓게 됐다.

이제 쵸비의 시선은 국제 무대를 향하고 있다. 그는 올해 두 개의 국제 대회를 치른다. 우선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국가대표로서 오는 9월에 열리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 한국은 지난 2018년 아쉽게 중국에 금메달을 내줬다. 쵸비 개인 입장에서도 병역 면제가 걸린 만큼 중요성이 큰 무대다.

또한 쵸비는 오는 연말에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되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LCK 1번 시드로 출전한다. 젠지는 작년에도 1번 시드로 참여했으나 아쉽게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쵸비 역시 아직까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롤드컵 등에서 우승컵이 없기 때문에 더욱 욕심이 나는 상황이다. 절정의 폼을 보이고 있는 그가 국내 무대에 이어서 국제 무대에서도 ‘무관의 설움’을 떨쳐낼 수 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