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강현군 모습. 사진=백강현군 인스타그램
백강현군 모습. 사진=백강현군 인스타그램
서울과학고에서 백강현 군이 학교폭력을 당하는 것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백강현 군은 지능지수(IQ) 204를 기록해 '천재 소년'이라 불리며 올해 초 서울과학고에 합격했다.

21일 강현 군의 아버지 백씨는 SNS에 서울과학고에서 지속적인 따돌림을 당했고, 학교와 선생님들은 이를 알면서도 방치했다고 했다. 백씨에 따르면 강현 군은 지난 5월부터 학교폭력을 지속해서 당해왔다. 백 씨는 "강현이에게 '네가 이 학교에 있는 것은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란 말을 1주일에 2~3번씩 지속해서 했다"며 "아이가 웃음을 잃고 우울해졌다"고 말했다.

조별 과제를 할 때는 '강현이가 있으면 한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그 조는 망했다고 봐야 한다'며 깔깔거리며 웃었고 이 때문에 강현 군이 조별 과제를 할 때마다 비참한 심정을 느꼈다고도 했다.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강현 군을 조롱하는 게시글도 작성했다. 백씨는 "그렇게 밝았던 아이가 힐끗힐끗 곁눈질하고 말도 더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따돌림 견디는 것도 과정"…서울과고, 백강현 군 학폭 방치했나
학폭위원회 소집을 요청하고, 경차 사이버 수사대에 고발하려 하자 학교에서는 '강현이가 계속 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경찰 사이버 수사대 고발을 안 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백씨는 "가해자와 분리 조치도 없었다"며 "조별 과제를 할 때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주겠다고 약속해 학폭위원회도 없던 일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조별 과제 대신 단독 발표를 요구하자 담임교사는 '학교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며 강현이가 시스템에 맞춰라.'라고 나왔다고 했다. 백 씨는 "강현이가 형들이 끼워주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지만, 그것을 견디는 것도 과정의 하나라고 했다"며 "약속해준 어떤 대책에 대해 논의나 한번 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서울과학고를 다니면서 강현 군이 사실상 아동학대를 당했다고도 했다. 백 씨는 "버티지 못하면 나가라는 식의 학교 시스템만 강조한다면 애초에 왜 10살 아이를 선발했냐"며 "이렇게 대책도 없이 버리면 한 아이의 장래는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