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1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와 김포 풍무지구에서 수도권 주민을 위한 ‘서울동행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이날 아침 김포시민들이 풍무동의 정류소에서 ‘서울02번’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21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와 김포 풍무지구에서 수도권 주민을 위한 ‘서울동행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이날 아침 김포시민들이 풍무동의 정류소에서 ‘서울02번’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침 배차간격이 10분이면 계속 이용해 볼 만하네요.”

서울시가 경기도민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서울동행버스’ 운행을 시작한 21일 아침 출근길, 버스 안에서 만난 김포시민 김예진 씨(28)는 “지하철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버스(배차) 간격이 이 정도면 앞으로도 이용할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그간 탔던 김포골드라인은 ‘앞사람의 겨드랑이에 코를 박고 탄다’고 할 정도로 혼잡했었다”고 했다.

서울동행버스는 서울로 통근하는 인구가 많고 지하철 등 다른 수단으로 연계할 버스 노선이 필요했던 수도권의 교통 취약 지역에 서울시가 투입한 ‘맞춤형 버스’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도권 주민은 서울시민’이라며 서울과 경기, 인천을 잇는 대중교통을 확충하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노선은 두 개다. ‘서울01번’은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와 강남역을 잇는 노선으로 동탄 한신더휴 앞 정류장에서 오전 7시부터 7시30분까지 15분 간격으로 3회 출발한다. ‘서울02번’은 김포시 풍무 홈플러스에서 오전 6시30분부터 8시2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총 12회 출발하는 버스로, 김포공항역까지 간다. 서울시는 붐비기로 악명이 높은 골드라인의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02번 쪽에 더 많은 버스를 투입했다.

이날 버스는 비교적 한산했다. 오전 6시40분께 풍무홈플러스 종점엔 승객이 없었고, 다음 정류장인 ‘서해1차 아파트’부터 승객이 한두 명씩 타기 시작했다.

이용객들은 대체로 ‘집 앞에서 버스를 탈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만족한다고 밝혔다. 가족들과 일본 여행을 가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이동한다는 강모씨(49)는 “그동안 김포공항에 가려면 골드라인을 타야 했는데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다”며 “지하철이 추가로 들어오면 좋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니 동행 버스와 같은 노선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풍무홈플러스에서 골드라인을 이용해 김포공항역까지 갈 경우 풍무역, 사우역 이동 시간을 감안해 20~25분이 걸린다. 이날 풍무홈플러스에서 출발한 서울02번 버스는 25~30분 걸려 김포공항역에 도착했다. 골드라인 이용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지옥철에 타는 대신 ‘앉아서’ 쾌적하게 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류장 주변 주민은 충분히 선택할 만했다. 02번 버스는 버스전용차로를 다녀 승용차보단 빨랐지만, 중간에 합류 구간과 전용차로가 끊기는 곳에선 정체도 겪었다.

서울 양재동의 정보기술(IT) 업체에 근무한다는 이모씨(49)는 “그동안 김포골드라인을 탔는데 집에서 가까운 풍무역은 이미 열차를 탈 수 없을 정도로 붐벼 한 정거장 앞인 사우역을 찾곤 했다”며 “이 정도 시간에 도착한다면 계속 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염창역 인근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문희찬 씨(50)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하철을 늘리는 게 해법”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