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 저자 英 교수 "한국은 사내문화 갈등에 MZ 탓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마이클 프렌티스 영국 셰필드대 한국학 교수
"MZ세대 직원을 ‘애송이’로 보지 않고
귀 기울이는 것부터가 ‘초기업’의 시작”
2011~2015년 한국 기업 4곳에 근무
당시 경험과 연구 결과 엮어 <초기업> 발간
"MZ세대 직원을 ‘애송이’로 보지 않고
귀 기울이는 것부터가 ‘초기업’의 시작”
2011~2015년 한국 기업 4곳에 근무
당시 경험과 연구 결과 엮어 <초기업> 발간
“세대 갈등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 이는 사회의 갈등이나 변화를 이야기하는 한 가지 방법이죠. MZ세대 직원들을 ‘애송이’라고 치부하지 않고 그들에게 귀 기울이는 것부터가 ‘초기업’의 시작입니다.”
마이클 프렌티스 영국 셰필드대 동아시아학과 한국학 교수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은 젊은 직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렌티스 교수는 2011~2015년 한국 기업 네 곳에서 일했다. 현장 연구와 조사를 통해 국내 기업의 조직 문화를 파악했다. 당시의 경험과 지속적으로 이뤄진 한국에 대한 연구 결과를 엮어 최근 저서 <초기업>을 발간했다.
▶(관련 서평) 한국 대기업에서 일했던 어느 외국인 직원의 따끔한 조언 [책마을]
그는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미시간대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2011년 ‘삼성과 애플의 소송’이 한국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삼성, LG,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 브랜드의 제품이 값싼 제품에서 명품 디자인 아이템으로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한국학의 다음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한국 기업 조직 문화에 대해 더욱 심층적으로 공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대기업들은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놀랍게도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드물었죠.” 프렌티스 교수는 영국으로 건너가 셰필드대에서 학생들에게 한국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셰필드대 동아시아학과는 영국 대학의 아시아 관련 학과 중 가장 큰 규모다. 이곳에서 현대사, 경제 상황 등 한국 전반을 다루는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최근 K팝, K컬처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한국학 강의를 듣는 학생이 많이 늘었다”며 “다만 한국의 역사나 경제와 관련한 수업은 아직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현장 연구를 위해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는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갈등을 인류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직원들이 서로 어떤 호칭을 써야 하는지,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는지, 회식은 얼마나 자주 하는지 등이었다. MZ세대가 입사하면서부터 이런 문제들이 더욱 중요하게 대두되기 시작했고, 기성세대와 갈등이 발생했다.
그는 “MZ세대 직원들은 더 이상 ‘회사의 이익이 나의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위계질서로 상징되는 기성세대와 달리 직급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소통하고 협업하면서 개인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묻자 프렌티스 교수는 “회사 내부에서 사내문화의 갈등을 젊은 세대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며 “기성세대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MZ세대는 기성세대의 노하우와 경험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인정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기업은 궁극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다음 연구 대상은 ‘블라인드’ 앱이다. 한국과 한국 경제의 방향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선 드러나지 않는 조직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익명 앱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매우 흥미롭거든요. 미국과 영국엔 이 같은 익명 게시판이나 앱이 거의 없습니다. 블라인드 앱에서 직장인들이 소속 기업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인류학적 관점에서 연구해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금아 기자 / 사진=강은구 기자
마이클 프렌티스 영국 셰필드대 동아시아학과 한국학 교수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은 젊은 직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렌티스 교수는 2011~2015년 한국 기업 네 곳에서 일했다. 현장 연구와 조사를 통해 국내 기업의 조직 문화를 파악했다. 당시의 경험과 지속적으로 이뤄진 한국에 대한 연구 결과를 엮어 최근 저서 <초기업>을 발간했다.
▶(관련 서평) 한국 대기업에서 일했던 어느 외국인 직원의 따끔한 조언 [책마을]
그는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미시간대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2011년 ‘삼성과 애플의 소송’이 한국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삼성, LG,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 브랜드의 제품이 값싼 제품에서 명품 디자인 아이템으로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한국학의 다음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한국 기업 조직 문화에 대해 더욱 심층적으로 공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대기업들은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놀랍게도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드물었죠.” 프렌티스 교수는 영국으로 건너가 셰필드대에서 학생들에게 한국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셰필드대 동아시아학과는 영국 대학의 아시아 관련 학과 중 가장 큰 규모다. 이곳에서 현대사, 경제 상황 등 한국 전반을 다루는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최근 K팝, K컬처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한국학 강의를 듣는 학생이 많이 늘었다”며 “다만 한국의 역사나 경제와 관련한 수업은 아직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현장 연구를 위해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는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갈등을 인류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직원들이 서로 어떤 호칭을 써야 하는지,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는지, 회식은 얼마나 자주 하는지 등이었다. MZ세대가 입사하면서부터 이런 문제들이 더욱 중요하게 대두되기 시작했고, 기성세대와 갈등이 발생했다.
그는 “MZ세대 직원들은 더 이상 ‘회사의 이익이 나의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위계질서로 상징되는 기성세대와 달리 직급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소통하고 협업하면서 개인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묻자 프렌티스 교수는 “회사 내부에서 사내문화의 갈등을 젊은 세대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며 “기성세대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MZ세대는 기성세대의 노하우와 경험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인정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기업은 궁극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다음 연구 대상은 ‘블라인드’ 앱이다. 한국과 한국 경제의 방향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선 드러나지 않는 조직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익명 앱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매우 흥미롭거든요. 미국과 영국엔 이 같은 익명 게시판이나 앱이 거의 없습니다. 블라인드 앱에서 직장인들이 소속 기업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인류학적 관점에서 연구해 논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금아 기자 / 사진=강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