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핫 종목 - SK오션플랜트
경상남도 고성군에 있는 SK오션플랜트 야드 전경. 사진=SK오션플랜트 제공
경상남도 고성군에 있는 SK오션플랜트 야드 전경. 사진=SK오션플랜트 제공
해상풍력은 국내 투자자에게 썩 인기 있는 투자 분야는 아니었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투자는 자칫하면 물린다는 인식이 컸다. OCI, 한화솔루션 같은 태양광 관련 업체의 주가가 요동친 사례로 인해 ‘구조적 성장주’라는 인식이 약해졌다. 재생에너지 분야에도 자칫 중국 업체들이 진입하면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고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컸다.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높은 성장성보다는 제조업체에 가까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인정받아왔다. 2차전지 등 높은 성장성 뒤에 가려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해상풍력은 급성장 중

그렇다고 넋 놓고 있기에는 해상풍력이라는 시장의 매력이 너무 크다. 성장성과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등을 고려해보면, 관심 종목으로 놓고 지속적으로 기회를 모색할 만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오히려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국내에서는 과소평가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 글로벌 1위를 자신하는 대표적 해상풍력 회사다.

해상풍력은 재생에너지 중 면적 대비 에너지 생산량이 가장 많다. 하지만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높다. 해상풍력을 설치할 만한 장소로부터 전기를 소비하는 곳까지 거리가 멀어 전력 손실이 크다는 것도 단점이다. 때문에 태양광 등에 비해 재생에너지로서 덜 주목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판도가 달라졌다. 태양광의 에너지 효율 문제와 과도한 면적 사용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되면서 해상풍력을 안정적 재생에너지원으로 만들려는 각국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는 대형 터빈 등 기술발전이 뒷받침됐다. 또 단일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면서 규모 경제가 실현된 측면도 크다. 발전 단가가 하락하면서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을 상쇄할 수준이 됐다는 뜻이다.

국내 최초로 후육강관 국산화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중에서도 구조물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육상·해상 플랜트 사업을 주로 하는 만큼 해상풍력 플랜트가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구조물은 해상풍력 사업 비용 구성 중 4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해상풍력발전은 고정식과 부유식으로 나뉜다. 고정식은 얕은 바다에 설치 가능하다. 대단지 조성이 쉽고, 초기 설치비용이 상대적으로는 저렴하다. 하지만 어업권 침해 문제와 경관 훼손 등의 문제가 따른다. 부유식은 깊은 바다에 설치한다. 대단지 조성은 가능하지만 초기 설치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 단, 먼 바다인 만큼 바람에 따른 에너지 효율은 좋은 편이다. 어업권 침해 등 문제 소지도 거의 없다. SK오션플랜트는 이 둘을 모두 생산한다.

SK오션플랜트는 특히 대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만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2035년까지 20.5기가와트(GW) 규모 해상풍력발전 계획을 갖고 있다. 대만에 대한 누적 수주가 1조3410억원이다. 대만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3단계 해상풍력 개발 프로젝트로 9GW의 용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 중 2026~2028년 분인 3GW와 관련한 수주가 진행되고 있다. 올 하반기 SK오션플랜트가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대만에서 8990억원 규모로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 대해서도 2030년 이후 부유식 해상풍력을 개발하는 4개 지역 중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를 대상으로 한 수주 전략을 세우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구조물 제조 시설을 미국 현지에 짓겠다는 계획도 있다. 3000억~5000억원가량의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SK오션플랜트(구 삼강엠엔티)의 후육강관 생산 및 해양 풍력 재킷 제조 현장. 사진=한국경제신문
SK오션플랜트(구 삼강엠엔티)의 후육강관 생산 및 해양 풍력 재킷 제조 현장. 사진=한국경제신문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에서 기술력과 생산능력에 차별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기자재 경쟁력이다. SK오션플랜트가 생산하는 후육강관은 해상 구조물의 필수 재료다. 후육강관은 최대 지름 3~4m, 강관 두께가 60mm에 이르는 대형 강관이다. 전량 수입하던 후육강관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그동안 쌓아온 플랜트 경험과 확장 중인 생산능력도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서 SK오션플랜트가 유리한 이유다.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화 흐름 속에서는 중국 업체의 추격도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주가 전망은

SK오션플랜트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0% 올랐으며, 최근 5년간 412% 상승했다. 하지만 1년 성적표를 보면 약 -25%로 좋지 못했다. 재생에너지 투자가 부각될 당시 해상풍력 투자 기대가 높아졌다가 글로벌 공급망 등 문제와 투자 지연 등으로 성장성이 희석된 탓이 컸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SK오션플랜트는 안정적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설립 이후 최대 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8월 14일 공시한 SK오션플랜트의 2023년 상반기 매출은 4776억원으로, 전년 동기 3405억원 대비 1371억원(40.3%) 증가했다. 매출액 4776억원 중 2565억원이 해상풍력 관련 사업에서 나왔다. 영업이익도 48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37억원) 대비 29.9% 많아졌다. 영업이익률도 10% 이상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답보하는 주가는 2025년까지 제한된 생산능력과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부진을 반영한 수준”이라며 “올해 하반기 해상풍력 특별법의 법제위 통과 이벤트와 2025년 신규 생산능력 확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부터 주가 상승 시기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오션플랜트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8.4배로 1개월 전 21배보다 낮아졌다. 같은 기간 SK오션플랜트에 대한 목표 주가 평균은 2만8700원에서 3만500원으로 높아졌다. 현 주가보다 평균 50%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받은 셈이다. 신한투자증권은 3만3000원을 목표 주가로 제시했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