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차지연 "데뷔 17년 만에 첫 단독 콘서트…이제야 홀로 설 용기가 생겼네요"
“이제야 자신감을 갖게 됐네요. 여성 뮤지컬 배우는 남성보다 티켓 파워가 약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관객이 몇 명만 있어도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용기와 자부심이 생겼어요.”

데뷔 17년 만에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하는 뮤지컬 배우 차지연(41·사진)은 얼마 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서편제’를 비롯해 ‘위키드’ ‘레베카’ 등 여러 무대에서 관객을 사로잡았다. 어린 시절 배운 국악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고 강렬한 연기까지 더해 많은 팬을 확보했다.

콘서트의 주제는 ‘EXHIBITION(전시회)’. 그동안 섰던 무대와 본인의 인생 이야기를 전시회에서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하듯 노래와 함께 풀어내는 ‘음악 토크쇼’ 형식으로 펼친다.

콘서트장에서 풀어낼 이야기 중엔 슬프고 서러운 이야기도 있다. 간절하게 준비한 작품에서 건강 문제로 일방적으로 하차를 통보받기도 했다. 2016년 뮤지컬 ‘위키드’ 공연도 가슴 아픈 공연으로 남아 있다. “공연을 앞두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됐죠. 당시 같이 일하던 분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듣고 울기도 했고요. 그래서 더 악착같이 연습하고 임신 7개월이 넘도록 압박 스타킹을 신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가슴 아픈 기억은 연기의 깊이를 더하는 자양분이 됐다. 차지연은 “다시 힘들었던 과거로 돌아가라고 하면 그러고 싶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객석이 부족해 계단까지 가득 채운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로 17년을 버텼다”고 했다.

이번 콘서트에선 뮤지컬 ‘위키드’의 넘버(노래) ‘디파잉 그래비티’, ‘라이온 킹’의 ‘서클 오브 라이프’ 등 본인의 대표 뮤지컬 넘버를 비롯해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안개’, 아이유의 ‘러브 포엠’ 등 다양한 노래를 부른다. 직접 작사·작곡한 곡도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자작곡은 어려운 청춘을 보내는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를 담았어요. 아들이 노래를 듣고 ‘별빛 같다’는 말에 영감을 받아 제목을 ‘별빛’이라고 정하고 가사를 썼습니다. 노래가 잘 되면 다 아들 덕분이에요. (웃음)”

차지연은 “17년 동안 잘 걸어왔으니 앞으론 지금까지와 비슷한 걸 보여주는 배우가 아니라 계속 도전하고 새롭게 깨부수면서 나아가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서트는 9월 2~3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