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슈플러스입니다.

경제부 서형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서 기자, 오늘 이슈플러스 주제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최근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문제는 이른바 ‘9월 위기설’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고금리 국면을 맞닥뜨린 건데요.

그래서 오늘은 9월 위기설이라는 게 실체가 있는 건지, 또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짚어보려 합니다.

<앵커>

네, 하나씩 짚어보죠.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얘기는 계속해서 들리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올랐습니까?

<기자>

네, 먼저 지금 말씀드리는 금리는 한국은행에서 결정하는 기준금리가 아니라 대출금리나 채권금리 같은 시장금리인데요.

지금 그래프로 나오는 건 은행채 5년물 금리입니다.

지난 17일에 4.41%까지 오르면서 3월 9일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3.8%대까지 내려갔는데, 넉 달 만에 0.6%포인트 가까이 뛴 겁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지표금리로 사용되는데요.

다시 말해,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오르면 신규 대출자들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오른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이밖에 신용대출의 지표금리로 사용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요.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할 때 활용되는 코픽스는 7월에 소폭 하락했지만, 8월에는 다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한국은행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지 않습니까?

24일 금통위에서도 또 동결이 예상되는데,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젯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35%를 넘었는데요.

2007년 11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입니다.

전 세계 채권시장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치솟자 국고채, 은행채, 회사채 등 국내 채권 금리도 덩달아 급등하는 건데요.

이처럼 미 국채 금리가 오르는 까닭은, 먼저 연준이 긴축 기조를 장기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나 JP모건 같은 기관들이 미국의 경기침체 전망을 철회했는데, 장기 채권금리는 경기 상황에 연동해서 움직이다 보니 금리가 오르는 점이 있고요.

또 미국이 재정적자가 확대되다 보니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데, 수요는 반대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과 중국이 최근 들어 미 국채를 오히려 팔고 있고, 연준도 양적긴축을 통해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 여력이 아직 남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10년물 국채 금리가 향후 10년간 평균 4.75%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시중금리가 오르면 결국 대출금리가 따라 오르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이른바 '9월 위기설'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이렇게 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정말 현실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왜 하필 시기가 9월이냐 하면, 2020년 코로나19 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에 지원해 줬던 상환유예 조치가 9월에 일부 종료되기 때문인데요.

당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이용한 대출 만기가 통상 1년입니다.

만기가 다 되면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데 이때 금리도 재산정하거든요.

지금처럼 금리가 높아진 국면에서 만기를 연장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최초로 대출을 받은 2020년에는 금리가 연 2~3%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5~6%로 2배 가까이 뛰었거든요.

예를 들어 10억원 대출을 받은 차주의 이자 부담이 2020년에는 연 2000~3000만원이었지만, 지금 시점에선 5000~6000만원으로 확 늘어난다는 겁니다.

최악의 경우엔 이자도 못내는 차주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금융권에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에서는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9월 위기설'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금융당국은 “9월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금융지원 조치가 9월에 모두 종료되는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인데요.

코로나 금융지원을 받은 차주들은 크게 △만기연장 △원금상환유예 △이자상환유예로 나뉩니다.

전체 지원액의 92%를 차지하는 만기연장은 2025년 9월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올해 9월에 부실이 일시에 터지진 않는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또 상환유예의 경우 9월에 종료되긴 하지만 2028년 9월까지 최대 5년에 걸쳐 분할상환이 가능하니 당장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예고된 위험은 위험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부의 설명만 놓고 보면 일리도 있구요.

그런데 계속해서 '9월 위기'에 우려가 가시질 않는 것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일단 금융당국 주장대로 9월에 부실이 일시에 터지면서 시스템 리스크까지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입니다.

다만 눈여겨볼 부분이 2금융권인데요.

아까 보여드렸던 표에서 가장 위험한 차주군이 이자상환유예입니다.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요.

문제는 이자상환유예 차주의 절반 이상이 단위농협 등 2금융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도 이자를 못내고 있던 차주들이 지금처럼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선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자상환유예 차주들의 특징이 평균 대출규모가 큰데요.

상대적으로 건전한 만기연장 차주들은 인당 평균 2억1000만원가량 대출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자상환유예 차주의 인당 평균 대출규모는 12억7000만원에 달합니다.

대출 규모가 큰 만큼 부실로 이어졌을 때 단위농협 등 2금융권에 미칠 충격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1금융권의 경우 충당금을 넉넉하게 쌓아놨지만 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안전판'이 부족하다 보니 위협에 좀 더 노출돼 있는 거죠.

사실 새마을금고 사태를 촉발시킨 부동산 PF 위기도 끝나지 않았다 보니 2금융권을 둘러싼 위기감이 쉽게 사라지질 않고 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후 S&P가 미국 지방은행 5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는데요.

S&P는 요약 보고서에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은행의 자금조달과 유동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권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내용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제2금융권이 이미 한계를 드러낸 상황이라 더 걱정이 됩니다.

어쩌면 막연히 낙천적인 것보다는, 과도한 걱정이 더 나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슈플러스였습니다.


서형교기자 seogyo@wowtv.co.kr
은행채 금리 5개월 만 최고…‘9월 위기설’ 우려 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