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공급을 늘리고 있다. 올초 폭스바겐을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테슬라에도 신차용 타이어(OE) 납품을 시작했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주문이 늘면서 현지 생산 비중이 올 상반기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금호 '전기차 타이어' 테슬라 뚫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Y 후륜구동(RWD)에 전기차용 제품인 ‘마제스티9 EV 솔루스 TA91’을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한다.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모델 Y는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 호주, 싱가포르 등에 수출되고 있다. 이 가운데 19인치 타이어는 콘티넨탈, 한국타이어 등과 함께 금호타이어가 납품한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상하이산 모델 Y RWD 중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의 타이어는 모두 금호타이어 제품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무겁지만 순간 가속도는 훨씬 빨라 전혀 다른 설계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베스트셀러를 노리는 모델 Y가 금호타이어를 선택한 것은 전기차 타이어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2013년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와트런’을 선보이며 일찌감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르노삼성자동차의 전기차 SM3 Z.E.에 장착되며 양산 능력을 검증받았지만 이후 실적을 내지 못했다. 한국타이어가 2020년 포르쉐를 시작으로 테슬라, 아우디, BMW 등에 전기차 타이어를 납품한 것과 대조적이다. 상황을 뒤집은 것은 2021년부터다. 금호타이어는 기아 EV6를 시작으로 올해 EV9, 폭스바겐 ID.4, 현대자동차 코나EV 등에 줄줄이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공급했다. 내년부터는 금호타이어의 전기차용 타이어를 장착한 전기차가 더 많아질 전망이다.

전기차 타이어 부문 성장세는 실적에도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금호타이어의 매출은 2조30억원, 영업이익은 142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23%, 5900% 급증했다. 해외 수주가 늘면서 현지 생산 비중도 작년 상반기 46%에서 올해 53.3%까지 높아졌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