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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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민간 주택 개발 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최근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그 빈자리를 국유기업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비구이위안 사태에 본격적으로 개입해 국유화 수순을 밟을지도 주목된다.

22일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규 주택판매액 1위는 바오리(2366억위안)다. 이어 완커(2017억위안) 중하이(1784억위안) 화룬(1702억위안) 차오상(1663억위안) 등 국유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비구이위안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중국 신규 주택 판매 1위 업체였으나 올해 상반기 6위로 밀렸다. 그 자리를 채운 건 다름 아닌 국유기업들이다. 국유기업이 어려워진 민간기업의 부실자산 등을 흡수해 공사해왔기 때문이다.

비구이위안이 벼랑 끝에 몰리면 중국 정부가 지원책을 꺼낼지도 관심사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태를 관망하는 모습이다. 비구이위안이 자구책을 마련해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코노미스트는 “베이징 관리들은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비구이위안이 이달 지급해야 할 이자 2250만달러를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비구이위안 이자 미지급 사태는 오너 경영인의 재산권 유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비구이위안의 경영 악화가 장기화하면 중국 정부가 결국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기 소식은 전체 부동산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가전, 가구, 인테리어 등 관련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부동산업 비중은 약 30%로 추정된다. 중국인들은 그동안 부동산으로 많은 부를 창출해왔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민심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다만 중국 정부가 직접 비구이위안에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헝다 사태 때 한 것처럼 비구이위안 자산을 국유기업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매입하는 형태로 유동성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유기업도 최근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 상장된 38개 국유 건설업체 중 18개가 상반기에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