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국가상징공간' 조성…'서울로7017' 철거 가능성도
정부와 서울시가 서울역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지정한다.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다. 이 사업이 본격화하면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역 옆에 조성된 ‘서울로7017’(사진)이 철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역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다음달 11일 국토교통부,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시는 정부와 협력해 서울역과 청와대, 용산공원, 현충원 등을 국가상징공간 대상지로 삼는 방안을 추진한다.

협약 체결 후 서울시, 국토부, 국가건축정책위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과 내용, 추진 일정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서울연구원에 ‘서울역 일대 마스터플랜 사전구상’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 용역은 서울역 철로 지하화와 서울 북부역세권 개발 등 서울역 주변 개발에 대한 방향성을 정하는 용역이다. 시는 용역 결과가 나오면 국가상징공간 조성 사업에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역은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서울의 얼굴’이지만 상징성이 떨어지고, 일대의 경관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 내부에선 역 동편의 서울역버스환승센터를 옮기고, 서울역 광장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서울역 개선 사업이 국가상징공간 조성사업으로 추진되면 서울로7017은 개보수되거나 철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서울역의 옛 고가차로를 개보수해 2017년 개통한 서울로7017은 미국 뉴욕 명소인 하이라인파크를 모델로 약 600억원을 투입해 조성됐으나, 매년 방문객이 줄고 유지 보수비가 많이 투입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가 중앙역으로서 서울역 및 주변 지역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서울로7017과 관련해 별도 계획을 수립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