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대 못 미치는 경기부양책, 달러 강세에 유가 소폭 하락 [오늘의 유가]
中 침체에 사우디 원유 수입량도 13개월만에 최저치
달러 인덱스 5주째 상승, 美 국채는 16년만에 최고치
中 기대 못 미치는 경기부양책, 달러 강세에 유가 소폭 하락 [오늘의 유가]
중국 당국이 위기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구하기 위해 내놓은 경기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원유 가격은 21일(현지시간)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9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0.44% 내린 배럴 당 80.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0.37% 내 84.49달러에 거래됐다.

원유 가격에는 중국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발표가 반영됐다. 이날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을 연 3.55%에서 연 3.45%로 0.1% 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동결했다. LPR은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중국 경제 위기의 진앙이 된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사태가 부동산·금융업계 자금 조달 위기로 촉발됐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의 유동성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기대였다.

금리 인하 폭은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로이터가 시장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 만기 LPR은 0.1~0.15%포인트, 5년 만기 LPR은 0.1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의 수요 부진은 원유 수입 데이터에서도 나타났다. 중국 세관의 지난 19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원유 수입량은 565만t으로 전달보다 31%,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월 기준으로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다.

중국 소재 컨설팅회사인 JLC의 시자루이 원유 분석가는 "올해 3분기에도 중국의 사우디산 원유 수입이 소폭 감소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 기대 못 미치는 경기부양책, 달러 강세에 유가 소폭 하락 [오늘의 유가]
사우디와 러시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생산량을 줄이며 수요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 자문기관인 HFI 리서치는 자체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OPEC+의 감산으로 향후 45일 동안 약 6750만 배럴이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 중 하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1일 103.34로, 전날 대비 0.06% 내렸지만 주간 기준으로 5주 연속 상승했다.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의 수익률도 연일 상승하고 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최고 4.354%에 거래됐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달러화 가치는 통상 유가와 반대로 움직인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