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류진 전경련 회장 "국정농단 막을 수 있었는데…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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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이번 기회 놓치면 평생 못들어와…우리나라 위해 좋은 건가"
"혼맥은 부담, 인간 이재용 좋아해…미래 위해 같이 고민해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으로 22일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의 탈퇴 계기가 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대해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내부 시스템이 안돼서 그런 사건이 터진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힌 데 이어 "윤리위원회를 통해 그런 사태가 다시는 안 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류 회장과 일문일답. -- 전경련 신임 회장으로서 소감과 포부는. 전경련의 핵심 역할은.
▲ 큰 책임감을 느낀다.
안 맡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대안이 없어서…마지막 봉사라 생각하고 하게 됐다.
다른 데와 경쟁하지 않고 아웃소싱을 통해 좋은 정보를 가져와 좋은 보고서를 만들 생각이다.
다른 기업 소속 여러 경제연구원과 협업해 아웃소싱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고 싶다.
해외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가져올 것이다.
사람을 많이 고용하기보다는 인력과 정보를 양보다 질의 관점으로 확보하겠다.
-- 전경련은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과 비교되는데.
▲ 저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를 맡고 있는데, 헤리티지보다 CSIS가 더 전경련에 맞지 않나 싶다.
CSIS는 더 중립적이고 모든 분야의 이슈를 연구하며 특히 북한 관계 등에 집중한다.
--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이 장기간 표류했는데, 회장단으로서 전경련을 지켜보며 아쉬운 부분은.
▲ 제일 아쉬운 것은 그런 사건(국정농단)이 터진 것,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내부 시스템이 안돼서 그런 사건이 터진 게 부끄럽고, 부회장으로서 나름대로 잔소리를 많이 했지만, 잘 안됐다.
다시는 그런 사건이 안나도록 장치를 만들 자신이 있다.
윤리위를 통해 그런 사태가 다시는 나지 않도록 하겠다.
-- 구체적인 윤리위 구성은.
▲ 위원장은 뽑았으나 지금 공개하기는 어렵다.
9월에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경협 명칭을 승인하면 윤리위 위원 5명과 상근부회장을 한꺼번에 발표하겠다.
-- 4대 그룹의 가입에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비판을 제기하는데.
▲ 경제가 너무 어렵다.
우리나라는 한 번 잘못하면 매장하자고 하는데, 누구나 한 번 잘못할 수는 있다.
과거에 대해선 할 말이 없지만, 미래지향적으로 열심히 하겠다.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하며 끌어나갈 계획이다.
-- 한경연 회원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4대 그룹 가입이 이뤄졌는데, 우회적으로 가입을 유도했다는 비판도 있다.
▲ 유도했다기보다는 필요에 의해서 한 것이다.
이번 기회에 4대 그룹이 못들어오면 평생 못들어오는데, 그게 우리나라를 위해서 좋은 것인가.
다른 경제협회들과 힘을 모아 싸워도 어려울 때인데, 굉장히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 4대 그룹 재가입 과정에서 오너들이 기대하는 바는.
▲ '다 같이 잘해 봅시다'라는 것이다.
국민이 존경하고 기대할 수 있는 경제연합회를 만들어보자는 게 제 생각이고 거기에 동의했다.
새 출발을 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 포스코 등 새로운 회원사 가입은. 또 풍산그룹이 재계를 대표하는 데 일각의 우려도 있다.
▲ 제가 큰 재벌이 아니라 중간에 있어서 위와 밑을 연결하는데 마이너스라기보다는 플러스가 된다고 본다.
회원사 가입은 환영이다.
특히 과거에 나갔던 분들을 돌아오게 해야 한다.
지금은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는 곳이 많은데. '꼭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다.
다만 회원사가 들어올 때 윤리 문제가 없는지 엄격하게 해 진짜 존경받는 기업들이 회원사로 들어오도록 할 것이다.
-- 기금 조성 방식은 과거와 무엇이 달라지나.
▲ 전경련과 한경연이 합치면서 회비 시스템이 달라졌다.
큰 회사가 좀 더 내야 하겠지만 공정하게 회원들 모두를 위한 조직·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재벌만이 아니라 (전체) 회원을 위한 조직이 될 것이다.
일정 기준 이상 큰 기금은 윤리위에서 심사하고, 반대하면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 혼맥으로 얽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직접 연락했나.
삼성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 혼맥은 전혀 관계가 없다.
이 회장은 제가 옛날부터 알고 아주 좋아하지만, 혼맥으로 연락하는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부담된다.
그것보단 인간 이재용을 좋아한다.
이 회장은 남들을 도와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므로 어려운 것들을 이야기하면 좋은 점이 많을 것이다.
과거는 과거고, 과거를 통해 배우고 미래를 위해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 고문으로 활동하는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의 역할은.
▲ 김 직무대행은 과거 정치를 했지만, 이번에 전경련을 맡아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김 직무대행은 회장 대행을 했으니 고문을 맡는 것이다.
앞으로는 정치인을 고문으로 두는 것은 없을 것이다.
-- 어떻게 대국민 소통을 할 것인가.
▲ 그간 (회장단이) 제조업 위주였는데, 정보기술(IT)과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확 뜨고 있는 지금 회장단을 다양하고 젊게 해서 젊은이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혼맥은 부담, 인간 이재용 좋아해…미래 위해 같이 고민해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으로 22일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의 탈퇴 계기가 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대해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내부 시스템이 안돼서 그런 사건이 터진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힌 데 이어 "윤리위원회를 통해 그런 사태가 다시는 안 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류 회장과 일문일답. -- 전경련 신임 회장으로서 소감과 포부는. 전경련의 핵심 역할은.
▲ 큰 책임감을 느낀다.
안 맡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대안이 없어서…마지막 봉사라 생각하고 하게 됐다.
다른 데와 경쟁하지 않고 아웃소싱을 통해 좋은 정보를 가져와 좋은 보고서를 만들 생각이다.
다른 기업 소속 여러 경제연구원과 협업해 아웃소싱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고 싶다.
해외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가져올 것이다.
사람을 많이 고용하기보다는 인력과 정보를 양보다 질의 관점으로 확보하겠다.
-- 전경련은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과 비교되는데.
▲ 저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를 맡고 있는데, 헤리티지보다 CSIS가 더 전경련에 맞지 않나 싶다.
CSIS는 더 중립적이고 모든 분야의 이슈를 연구하며 특히 북한 관계 등에 집중한다.
--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이 장기간 표류했는데, 회장단으로서 전경련을 지켜보며 아쉬운 부분은.
▲ 제일 아쉬운 것은 그런 사건(국정농단)이 터진 것,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내부 시스템이 안돼서 그런 사건이 터진 게 부끄럽고, 부회장으로서 나름대로 잔소리를 많이 했지만, 잘 안됐다.
다시는 그런 사건이 안나도록 장치를 만들 자신이 있다.
윤리위를 통해 그런 사태가 다시는 나지 않도록 하겠다.
-- 구체적인 윤리위 구성은.
▲ 위원장은 뽑았으나 지금 공개하기는 어렵다.
9월에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경협 명칭을 승인하면 윤리위 위원 5명과 상근부회장을 한꺼번에 발표하겠다.
-- 4대 그룹의 가입에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비판을 제기하는데.
▲ 경제가 너무 어렵다.
우리나라는 한 번 잘못하면 매장하자고 하는데, 누구나 한 번 잘못할 수는 있다.
과거에 대해선 할 말이 없지만, 미래지향적으로 열심히 하겠다.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하며 끌어나갈 계획이다.
-- 한경연 회원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4대 그룹 가입이 이뤄졌는데, 우회적으로 가입을 유도했다는 비판도 있다.
▲ 유도했다기보다는 필요에 의해서 한 것이다.
이번 기회에 4대 그룹이 못들어오면 평생 못들어오는데, 그게 우리나라를 위해서 좋은 것인가.
다른 경제협회들과 힘을 모아 싸워도 어려울 때인데, 굉장히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 4대 그룹 재가입 과정에서 오너들이 기대하는 바는.
▲ '다 같이 잘해 봅시다'라는 것이다.
국민이 존경하고 기대할 수 있는 경제연합회를 만들어보자는 게 제 생각이고 거기에 동의했다.
새 출발을 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 포스코 등 새로운 회원사 가입은. 또 풍산그룹이 재계를 대표하는 데 일각의 우려도 있다.
▲ 제가 큰 재벌이 아니라 중간에 있어서 위와 밑을 연결하는데 마이너스라기보다는 플러스가 된다고 본다.
회원사 가입은 환영이다.
특히 과거에 나갔던 분들을 돌아오게 해야 한다.
지금은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는 곳이 많은데. '꼭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다.
다만 회원사가 들어올 때 윤리 문제가 없는지 엄격하게 해 진짜 존경받는 기업들이 회원사로 들어오도록 할 것이다.
-- 기금 조성 방식은 과거와 무엇이 달라지나.
▲ 전경련과 한경연이 합치면서 회비 시스템이 달라졌다.
큰 회사가 좀 더 내야 하겠지만 공정하게 회원들 모두를 위한 조직·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재벌만이 아니라 (전체) 회원을 위한 조직이 될 것이다.
일정 기준 이상 큰 기금은 윤리위에서 심사하고, 반대하면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 혼맥으로 얽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직접 연락했나.
삼성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 혼맥은 전혀 관계가 없다.
이 회장은 제가 옛날부터 알고 아주 좋아하지만, 혼맥으로 연락하는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부담된다.
그것보단 인간 이재용을 좋아한다.
이 회장은 남들을 도와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므로 어려운 것들을 이야기하면 좋은 점이 많을 것이다.
과거는 과거고, 과거를 통해 배우고 미래를 위해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 고문으로 활동하는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의 역할은.
▲ 김 직무대행은 과거 정치를 했지만, 이번에 전경련을 맡아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김 직무대행은 회장 대행을 했으니 고문을 맡는 것이다.
앞으로는 정치인을 고문으로 두는 것은 없을 것이다.
-- 어떻게 대국민 소통을 할 것인가.
▲ 그간 (회장단이) 제조업 위주였는데, 정보기술(IT)과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확 뜨고 있는 지금 회장단을 다양하고 젊게 해서 젊은이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