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서 잘 팔린다더니…車 부품사들 '신기록'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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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대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면서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에 상장된 자동차 부품업체 85곳의 매출은 43조4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3.4% 늘어난 1조983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4.6%로 1년 전 2.7% 대비 1.9% 포인트 늘어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이 조합이 201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대구에 위치한 에스엘은 상반기 매출 2조4651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2.4%, 영업이익은 99.4% 늘어났다. 역시 두 지표 모두 반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핵심 고객인 현대차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수요가 급증한 게 배경이다. 램프는 에스엘 전체 매출의 약 81%를 차지한다.
에스엘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국내외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에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며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지배력이 올라갈수록 대기업 성장이 중견·중소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낙수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증권은 에스엘이 올해 연간 매출 4조9260억원, 영업이익 4070억원을 올려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한 게 핵심 원동력이다. 상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6% 급증한 357억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 수준인 2014년 상반기(252억 달러)를 100억 달러 이상 웃도는 규모다. 자동차 부품 품목까지 합산하면 수출액은 473억 달러로 늘어난다.
하반기에도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실적 개선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연간 자동차 생산량이 407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 대를 넘는 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220만 대를 기록했다.
다만 파업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7차 교섭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그간 현대차 노사는 정년 연장 문제로 대립해왔다. 노조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해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자고 요구하는 반면 회사 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오는 25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근/최형창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