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가스 먹는 박테리아가 지구 가열 늦출 수 있다"
메탄가스를 먹는 박테리아를 대량 배양하면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 가열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악의 온실가스'로 불리는 메탄은 천연가스나 석유 등 에너지 분야와 산업계, 농업, 토지 개발,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배출된다.

배출 후 처음 20년 동안 이산화탄소의 85배 이상의 온실효과를 발생시킨다.

메탄은 최근 15년 동안 급격히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현재 지구 온도상승의 최소 30%는 메탄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대학 연구진은 메탄영양세균으로 알려진 박테리아군(群)을 이용, 자연적으로 메탄을 이산화탄소와 바이오매스(생물자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메틸로투비마이크로븀 부리아텐스 5GB1C' 박테리아 가운데 일부가 대기 중 낮은 농도에서도 효과적으로 메탄을 제거하는 것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메리 E. 리드스트롬 박사는 이들 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메탄을 섭취, 일부를 단백질 형태로 세포 속에 저장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박테리아와 비교해 메탄가스에 대한 친화력이 5배 이상 높은 이들 박테리아는 메탄 농도가 5천∼1만ppm로 매우 높은 환경에서 번식하지만, 우리 대기 중 메탄 농도는 보통 1.9ppm에 불과하다.

그러나 쓰레기 매립지나 논, 유정(油井) 등지의 메탄 농도는 약 500ppm으로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높다.

영국 런던의 로얄 홀로웨이 대학 지구과학 교수인 유안 니스벳은 "메탄 농도가 높은 소목장 주변 등지에서 빠른 속도로 메탄을 먹어 치우는 박테리아는 특히 열대지방 농업 지역에서의 메탄가스 배출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수는 "메탄을 온실가스 효과가 훨씬 덜한 이산화탄소로 산화시켜 배기가스를 온실에 주입해 토마토를 재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리드스트롬 박사는 "이런 방안의 시행에 가장 큰 난관은 기술적인 것"이라며 "메탄 처리 시설을 20배로 늘려야 하고 그다음에는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대중의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3∼4년 안에 현장 실험에 착수할 수 있겠지만, 이후 시설을 늘리는 문제는 자본 투자와 상업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박테리아로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성능 박테리아 배양기 수천 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메리 앤 브룬스 토양미생물학과 교수는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인류의 생존이 메탄가스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린 이상, 비용 문제는 부차적일 수 잇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