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인 "상한액 올려 기대감…오염수 방류는 비상"
방류 소식에 경남 최대 전통시장인 마산어시장 축제 한산
[현장] "명절선물 상한액 인상에 웃고 오염수 방류에 울죠"
공직자 등이 주고받을 수 있는 명절 농·축·수산물 선물 가격 상한액 상향과 일본 후쿠시마(福島) 오염수 방류 소식이 전통시장 상인을 웃고 울게 한다.

23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약 19만㎡(5만7천400평) 면적의 이곳은 수산물뿐 아니라 청과·축산물을 취급하는 경남 최대 전통시장 중 하나다.

이곳에서 7년간 한우·돼지 고기 등을 유통해온 서모(35) 씨는 이번 선물 상한액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한다는 소식에 기쁜 반응이었다.

서씨는 "그동안 경기도 위축됐는데 상한액이 인상돼 한우를 사 가는 손님이 많아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른 상인도 높아진 상한액만큼 다양한 금액대의 명절용 고기 선물 세트를 준비해야겠다고 밝혔다.

시민 역시 긍정적 반응이다.

인근에서 제수용 고기를 고르고 있던 주부 황모(56) 씨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한액 인상이 부담될 수는 있지만, 평소 고마운 사람에게 금액이 높은 선물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상한액 상향 소식에는 웃지만, 오염수 방류 소식에는 걱정과 한숨이 가득했다.

30년 넘게 건어물 판매를 하는 전 모(68) 씨는 "건어물 수요가 떨어질 것 같아서 걱정된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번 상한액 소식에 매출이 뛰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현장] "명절선물 상한액 인상에 웃고 오염수 방류에 울죠"
어패류·새우 등을 도매로 판매하는 김 모(30) 씨도 마찬가지로 걱정했다.

김 씨는 "오염수로 시장이 초비상인 상황에 선물 상한액이 높아진 게 무슨 대수냐"며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고등어와 갈치를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마산어시장에는 일본산 생선도 거의 없는데 손님이 평소 절반 수준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실제 현장을 20곳 가까이 둘러보니 원산지 표기에 일본산이라고 적힌 수산물은 하나도 없었다.

[현장] "명절선물 상한액 인상에 웃고 오염수 방류에 울죠"
또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제22회 마산어시장 축제'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 내부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걱정했다.

장을 보러 온 A씨는 "내일 방류가 시작되기 전에 일부러 어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